감상/영상 & 공연

[★★★★] 사랑했던 놈,사랑하는 놈,상관없는 놈

LEEHK 2010. 3. 25. 01:40

 

 

 대학로 가장 작은 소극장에서 오픈런으로 진행하는 연극이다.

 3명의 등장인물, 6명의 배우들이 홀수팀/짝수팀으로 나누어 공연한다.

 오늘 짝수팀 공연을 보았고, 홀수팀 공연도 두어달 이내에 다시 보러 가려고 한다.

 

 뭐니뭐니해도 소극장 공연의 매력은, 적은 수의 배우들이 한정된 세트 위에서 뿜어내는 꽉찬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배우가 숨 쉬는 모습, 작은 표정, 눈가의 떨림, 그리고 땀방울 하나까지 확인할 수 있는 거리에서

 그들이 얼마나 몰입해 있으며, 많은 노력을 해 왔고 그 역할과 동화되어 있는지 느낄 수 있다.

 

 사실 극에 등장하는 남자 셋(놈놈놈^^)은 모두 내 남자로 삼고 싶지 않을 정도로 문제가 많다.

 하지만 그만큼 극단적인 캐릭터이고,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일면을 극명하게 드러낸 병호/철용/승진 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나 자신과,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주변의 사람들과,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유쾌하고 수시로 폭소가 터져나오는 장면 속에,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 대사들이 공감대를 불러 일으킨다.

 사랑을 많이 해 본 사람이, 이별도 많이 해 보고, 왜 우린 이렇게 쓰잘데기 없이 힘든가. 라는 고민도 많이 해 본

 작가, 배우, 연출자들의 에너지가 터져나온다.

 

 겨우 2만 원에 (사실 알아보면 할인 받을 수 있는 경로는 얼마든지 있을듯한 헝그리한 정신의;;;),

 그들의 노력에 비하면 저렴한 가격에 현실과 단절되에 극에 몰입하는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참으로 행운이다.

 

 티켓팅할 때 배우님이 직접 원두커피를 내려서 건내주시며 웃으며 말을 걸어 주시고,

 공연이 끝난 뒤, 딴따라포차(극장에서 지하철역 방향으로 50m쯤 내려와 우측을 보면 지하에 있는 주점)에 가면

 관계자 분들이 잔뜩 있어 공연 소감을 대화로 나눌 수 있다. 물론, 수줍음을 좀 제거해야 하긴 하지만;; ㅎ

 

 공연 종료 후, 퀴즈-_-에서 발빠르게 맞추신 ㅇㅎ님 덕분에 딴따라포차 궁중떡볶이 당일만 가능 무료시식권을 받아

 작가님이 운영하신다는 딴따라포차에 들어가, 좋은 공연 보여주신 배우님께 겨우 소주 세 병-_-보내드렸을 뿐인데

 대화도 나누고 술 한 잔도 함께할 수 있었다. 이게 바로 열악한 공연계 환경에서만 얻을 수 있는 낭만이 아닐까. 

 (물론 대박나서 관계자분들 부자되시길 바라지만^^;)

 

 녹화하고 편집된 영상보다 살아있는 현장감을 더욱 좋아한다면. 소극장 공연을 꼭 보기 바란다.

 그리고 소극장 공연을 보고자 한다면, '놈놈놈' 추천한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 바람.

 

 

사랑했던 놈,사랑하는 놈,상관없는 놈
  • 공연기간 : 2010.03.09 ~ 2010.04.30
  • 공연장소 : 대학로 연극사랑 솔나무극장
  • 출연 : 박윤호, 최대성
  • 사랑에 치여 아파 본 당신, 사랑 앞에서 괜찮은 척 쿨한 척 해 본 당신, 사랑 뒤에서 말도 못하고 가슴앓이 해본 당신 - 사랑하는, 사랑..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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