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되어 입던 겉옷을 소파 위에 던져놓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사간 지 1년 조금 넘은 예쁜 새 집이 지저분 해 보이는 게 안타까워서 인터넷으로 행거 두 개를 결제했다. 2시간 여를 고민한 끝에, 모 유명 브랜드 제품 중 제일 저렴한 녀석 중 2만 5천원 짜리, 1만 2천원짜리. 2개를 골랐다. (본인은 매우 알뜰함...=_=)
어제 집에 택배가 와서 동생과 함께 행거를 조립하던 중, 하나가 잘못 배송된 것을 발견했다. 내가 주문한 1만 2천원 짜리 기본 이동형 행거가 아닌 6~7만원 정도 하는 커튼 달린 설치형 3단 행거가 도착했다. "이런 횡재했다!" 라면서 한참 농담하고 즐기다 보니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워졌다. 택배 아저씨 실수인 것 같은데, 택배 한 건 배달해서 얼마나 남는다고, 이거 배송 실수면 고스란히 저 가격 물어내셔야 할거란 생각이 드니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비록 4-5만원 가량의 차익이 나는 신나는 배송 착오였지만, 그 돈 이렇게 부당한 방법으로 먹어봤자 아~무 부질 없다. 내일 돌려주기로 했다. 그 무겁고 큰 것을 경비실까지 다시 들고갈 생각을 하니 피곤하긴 하지만 (물론 내가 들지는 않고, 내 동생이 들고 가겠지만 -_-;;)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작은 실수로 몇 시간 일한 것이 헛수고가 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이렇게 돌려드린 것 언젠가 다른 경로로 다른 형태로 내 복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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