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방송 동영상을 보면서, 자막과 말과 표정으로 일본어를 자연스럽게 익히기 시작했다. 계기는 2001년 즈음 모닝구무스메로 시작해서 버라이어티 방송 출연진들 이었다. 한동안 술자리를 거의 매일 즐기게 되면서 잠시 일본 방송과 멀어졌다. 2005년 즈음부터 칸쟈니를 필두로 한 쟈니즈 및 요시모토 개그맨들로 다시 흠뻑 빠졌다가 2007년 중반부터는 동방신기가 추가됐다. 자막 없이 방송을 보게 되면서, 자막을 만들기도 하고, 라디오까지 들으면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라디오 청취는 요코히나의 레코맨으로 시작해서, 요새는 동방신기 출연한 라디오 듣고 있는데, 진짜 일본어 많이 늘었다. 나도 많이 늘었는데, 동방신기도 정말 많이 늘었다. 일본어로 개그치고, 때로는 오치도 있는 것이 버라이어티에 내보내도 이제는 안심이다.
히라가나도 자막 보면서 늘었고, 가타카나나 몇 한자들도 방송 자막 보면서 익숙해진 몇 글자만 안다. 진심으로 공부하면 참 좋을거라고는 생각한 지 1년 정도 되었는데 올해는 좀 제대로 해 보아야 하지 않나 생각도 든다. 자막 없이 방송 보는 것에 이어 라디오까지 어려움 없이 들으면서 웃고 있다보면 간혹 내 자신에 대해 감탄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일본어는 한자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데, 일본어를 하자니 한자가 나를 괴롭힌다. 난 한자 정말 모른다. 아 공부해야 할텐데, 올해는 정말 뭐든 일본 자격증을 하나 따야겠다. 한자 자격시험을 먼저 보는 것이 빠를지도 모르겠다 =_= 일본어는 한국어와 어순이 같아서 참 쉬운데, 일본어를 듣고 말하는 것에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영어와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분명히 내가 아는 단어의 수는 영어 단어가 많은데, 외국어로 해야겠다는 의식이 들면 먼저 튀어나오는 것은 일본 단어이다. 익숙한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일본방송은 일주일에 한 번 이상은 꼭 보고, 영어 방송은 잘 보지 않는다. 동양인 이외의 인종을 좋아하지 않는 취향의 문제이리라. 예전부터 미드를 어떻게든 즐겨보려고 다운받아서 보고는 했는데, 끝까지 봤던 것은 크리미널 마인드 이외에는 없다. 프렌즈도 석호필의 감옥탈출도 로스트도 섹스앤시티나 위기의 주부들도 모두 중간에 보다 말았다.
그나마 지난 분기부터 회사에서 영어회화 수업을 하고 있어서,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영어로 말하는 시간이 생겼다. 모르는 단어를 익히는 것도 필요하고 문법 기본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아는 단어, 아는 문법 당황하지 않고 내 의견을 표현하는 실전부터 하는 중이다. 지난 번 lae도, 이번 jacquline도 나에 대한 평가로는 'confidence'와 'active' , 'good at presenting' 등이 있을 뿐, 단어나 발음이나 -_- 문법에 대한 평가는 전혀 높지 않다. 미국 드라마를 자주 보도록 해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영어의 범위를 넓히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영어 회화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아는 단어와 문법을 적재적소에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쓰다가 도움말이나 논문을 보다보면 영어로 씌여진 글을 읽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다. 단어만 제대로 찾아보면 읽는 것은 크게 느리지 않다. 그런데 머리 속에서는 한국어와 일본어가 난무할 뿐, 영어는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또다른 올해의 목표가 아닐까. 영어를 잘 하면 잘 할 수록 잘 산다는 새 정부의 의견에는 동감하지 않지만, 영어를 잘 해야 연봉을 높일 기회가 많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일본어는 회화가 되고, 영어는 읽고 쓰는 것이 적당히 가능하다는 것은 정말 어중간하다. 올해엔 일본어 읽고 쓰는 것을 공부하고, 영어 회화를 잘 할 수 있도록 해야 겠다. 그런데 겨우 10달만 남았네 -_- 얼마나 할 수 있을런지... 어쨌든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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