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B가 전혀 친하지 않다면 서로 경계하며 조심하고, 굉장히 친말하다면 서슴없이 말해도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는다. 문제는 '적당히 친하다'에서 '격의없이 친하다' 로 접어드는 시기다.
A는 이정도는 받아들여 줄 것이라고 생각해서 무심결에 말을 내뱉거나, 주의없이 행동한다. 물론 A의 스트레스 정도나, 몸의 컨디션을 알고 있기에 이해해주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사실 좀 감정이 상했다. 내가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고 무심결에 한 행동이겠지만, 이후 30분간 그 여파로 감정이 꽤나 가파르게 오르락내리락 했었다. 짜증났음을 그런 식으로 표출하는 건, 원래 대인관계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능력이 없는 사람이던가, 내가 A에게 평소 잘 대해준 나머지 쉽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도를 넘는 행동이나 말투는 감정을 확 상하게 한다. 특히 공적인 부분과 연관되어서 그런 이벤트가 발생하면 내 안에서, A에 관한 평가는 급 하락한다. 5점 만점의 4.0 을 주고 있었는데, 그런 일 이후에는 1.0 정도로 심하게 깎는다. 그리고 A와의 관계도, 그저 '거리를 두고 예의바르게' 대하는 사이로 정리를 해 버린다.
나도 가끔 친해졌다고 생각해서 농담을 심하게 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상대가 살짝 마음 상해 하는 게 보이면 정말 당황스럽다. 그러면 바로, '아직 우리 이 정도 사이가 아니구나.' 라며 후퇴한다.
타인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사람' 이라고 표현하기 까지는 얼마나 어려운 과정을 거쳐가야 하는가. 정말 '친한가' '친하지 않은가' 에 대해 백퍼센트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그저 거리를 두고 항상 예의바르게 지내는 것이 가장 바른 방법일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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