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재를 찍다

놀금과 소비재

LEEHK 2022. 8. 6. 01:08

이래저래 논란 속에 도입된 놀금.
첫 달은 두 번 다 일을 했다.
평일에 휴가를 내야 하는 일정이 있었고
그 달 안에 끝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주말근무 했을 상황을 놀금 근무로 막았으니 다행이랄까.


놀금에 혼자 일을 하니
아무도 나한테 말을 걸지 않고 회의도 없어
집중이 잘 되고 진도도 쭉 쭉 빠져서 정말 좋았다.
토요일에 혼자 출근하며 느끼던 차분함이 겹치며
놀금 근무에 거부감은 없었으나,
동료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 같아 8월 첫 놀금은 쉬었다.



아이의 방학이다.
자율을 주면 방치하는 것 같고,
관리를 해주자니 가혹한 것 같고,
재택근무라 해도 얼굴도 제대로 못 보니 늘 미안한
부채 의식을 치워버리고 싶었다.



신랑과 직장 동료들에게 추천 받은 남돌비, 영화 한산,
명당이라는 H열에서 거북선의 해상 전투를 관람했다.
화질도 선명하고 사운드도 입체적인 것이 즐거웠고,
영화가 정말 시원했다고 말한다.


12세 관람가 영화에 사람의 목을 치는 장면이 나와
- 심지어 그 목이 데굴 굴러 바다로 빠지는 장면까지 나와;;
잔인한 장면에 아이가 충격을 받을까봐 걱정했으나
아이는 오히려 엄마가 그 장면에 놀랬을까 걱정하는 눈치였다.



전투 장면 조마조마하지 않았어? 물으니
Why 시리즈에서 이미 다 봐서 역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걱정 전혀 되지 않았다고 한다.
무슨 군관이 어떤 공을 세운 사람인지도 알고 있더라.


키는 이제 거의 160 정도로 자란듯하다.
걸을 때 허리를 숙이지 않고, 고개만 돌려도 대화가 가능하다.
화장실 다녀오는 동안 레고샵에 던져놓으면 된다.
안심 8oz를 미디엄레어로 사이드까지 야무지게 먹는다.


어벤져스 피규어가 포함된 비싼 레고를 갖고 싶어하기에
인터넷 최저가보다 만 원 비쌌지만, 사 주었다.
방학 때 동생 없이 엄마랑 데이트 나와 영화 보고 스테이크 먹고 마지막에는 레고를 품에 안고 귀가했다는- 좋은 기억을 남겨주고 싶었다.



막히는 길을 운전해 돌아온 뒤, 둘째만 데리고 마트에 걸어가
또 다른 버전의 어벤져스 레고와 초콜렛을 사 드리고
목마르다는 거 물 맥여가며 땀 뻘뻘 흘리며 돌아오니
아침에 집에서 출발한 시간부터 딱 12시간이 지나있었다.

이건... 초과근무다;;;





오은영 박사님이 아이는 과거에 생산재였지만 지금은 소비재라고 말씀을 하신 게 꽤나 화제다. 공감한다.
정말 큰 소비재이고, 정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이 든다.

하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을
모시고 다니고 사드리는 것은 모두 자발적인 행동이다.
그리고 그것이 행복하다.
소비재의 최고 기능은, 소비자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려니-






' > 현재를 찍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벙개.  (0) 2022.10.01
여름휴가 - 쏠비치양양  (0) 2022.08.27
유품  (0) 2022.07.10
플레이샵  (0) 2022.06.25
2년 치 여행 소진.  (0) 2022.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