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은 남자들이 전화를 자주 거는 편이다.
동생도 최소 주 1회 이상은 전화로 안부를 묻고
아버지도 생각날 때마다 짧게 한두마디 하시고 끊으신다.
엄마랑 나는 전화를 잘 걸지 않고 종종 잘 받지도 못한다;
토요일, 신랑이 좀 쉬라며 애들 데리고 시댁에 갔다.
심리적 안정을 위하여 문신을 해볼까 이야기를 나누다
일단 네임펜으로 신랑이 팔목에 적어준 글자를 보며
뇌를 비우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읽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드시고 싶다는 피자 배달시켜드리고
혼자 있다니 오라 하셔서 도보 7분 거리 친정에 가서 놀다가,
“아빠 나 집에 데려다줘.” 하고 손 잡고 한 시간 산책했다.
문신은 절대 안된다고 생각도 하지 마라 하셔서 웃고
거주 동이 보이는 경비실 창문 앞에서 헤어졌다.
동생에게 오늘 밤에 엄마아빠랑 놀았다~ 메세지 하니
바로 전화가 와서 삼십 분 넘게 통화했다.
일 하며 육아 하며 부모님 챙기며 본인은 놓치는 시기.
응원하고 북돋아주고 공감하며 위로하고 위안받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피로해진 뒤에야 잠들었다 눈을 뜨니
부재중 전화가 두 통. 아버지 왜 거셨어요 여쭤보니
“어제 집 앞까지 못 데려다줘서.” 라고 하시길래
데려다줬잖아? 하니 “아니 그 안에 현관까지.” 하신다.
“그래~ 다음에는 아빠가 꼭 집 앞까지 데려다줘~“
웃고 끊은 뒤 뉴스를 보다 깨달았다.
여성 대상 범죄 뉴스에 걱정이 되어서 전화하신가구나.
나는 이제 곧 마흔에, 애 둘 낳고 살찐 아줌마인데
우리 아빠한테는 아직 밤 길 걱정되는 딸내미구나.
이 이야기를 신랑한테 하니 당연한 소리를 한다며
“자기는 장인어른 눈에 4살 조카랑 똑같이 보일걸?”
노력할 기력이 남지 않은 시기에는 회의감이 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기에는 불안함이 생긴다.
생각이 많아 뒤섞이는 자기혐오와 오만 사이에
힘을 빌리고 싶었던 건 결국 가족의 사랑인거고
문신은 그 매개체인거다.
네임펜으로 쓴 글자로도 효과가 좋았다.
당분간 지워질 때마다 새로운 도안으로 갱신 예정이다. :)
동생도 최소 주 1회 이상은 전화로 안부를 묻고
아버지도 생각날 때마다 짧게 한두마디 하시고 끊으신다.
엄마랑 나는 전화를 잘 걸지 않고 종종 잘 받지도 못한다;
토요일, 신랑이 좀 쉬라며 애들 데리고 시댁에 갔다.
심리적 안정을 위하여 문신을 해볼까 이야기를 나누다
일단 네임펜으로 신랑이 팔목에 적어준 글자를 보며
뇌를 비우기 위해 끊임없이 글을 읽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드시고 싶다는 피자 배달시켜드리고
혼자 있다니 오라 하셔서 도보 7분 거리 친정에 가서 놀다가,
“아빠 나 집에 데려다줘.” 하고 손 잡고 한 시간 산책했다.
문신은 절대 안된다고 생각도 하지 마라 하셔서 웃고
거주 동이 보이는 경비실 창문 앞에서 헤어졌다.
동생에게 오늘 밤에 엄마아빠랑 놀았다~ 메세지 하니
바로 전화가 와서 삼십 분 넘게 통화했다.
일 하며 육아 하며 부모님 챙기며 본인은 놓치는 시기.
응원하고 북돋아주고 공감하며 위로하고 위안받다.
의식을 잃을 정도로 피로해진 뒤에야 잠들었다 눈을 뜨니
부재중 전화가 두 통. 아버지 왜 거셨어요 여쭤보니
“어제 집 앞까지 못 데려다줘서.” 라고 하시길래
데려다줬잖아? 하니 “아니 그 안에 현관까지.” 하신다.
“그래~ 다음에는 아빠가 꼭 집 앞까지 데려다줘~“
웃고 끊은 뒤 뉴스를 보다 깨달았다.
여성 대상 범죄 뉴스에 걱정이 되어서 전화하신가구나.
나는 이제 곧 마흔에, 애 둘 낳고 살찐 아줌마인데
우리 아빠한테는 아직 밤 길 걱정되는 딸내미구나.
이 이야기를 신랑한테 하니 당연한 소리를 한다며
“자기는 장인어른 눈에 4살 조카랑 똑같이 보일걸?”
노력할 기력이 남지 않은 시기에는 회의감이 들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기에는 불안함이 생긴다.
생각이 많아 뒤섞이는 자기혐오와 오만 사이에
힘을 빌리고 싶었던 건 결국 가족의 사랑인거고
문신은 그 매개체인거다.
네임펜으로 쓴 글자로도 효과가 좋았다.
당분간 지워질 때마다 새로운 도안으로 갱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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