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는 셀프 라는 말이 유행할 무렵 결혼을 한 터라
신혼 초에는 그 말에 뼈가 느껴진 적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얼마 전 그 단어를 오랜만에 떠올리다 무척 어색함을 느꼈다.
넘치는 사랑을 십 년 넘게 받아온 딸과 사위는 이미 자식이 되어서
셀프 효도를 하려면 양가를 동시에 떠올리는 게 숨쉬듯이 당연해졌다.
“부모님 건강하실 때 맛있는 것 많이 사드려라. 못 드시게 되시면 너무 마음 아프다.” 라는 친척 어른의 조언이 가슴에 깊이 깊이 남은데다
온 가족 모두 호텔에서 1박 하고 수영하고 놀았던 둘째 돌잔치가
아직도 종종 화제거리에 오르는지라, 2년 만에 다시 가기로 했다.
양가 부모님에 형제자매 어린 조카까지 모두 참석한 대 인원이라
호텔 방 다섯 개에, 식사도 룸으로 잡고 메뉴를 고심했다.
정말 정말 정말 좋았다.
십대가 코앞이라 호르몬에 휘둘리기 시작한 큰애와
고집 대박 미운 네 살인 둘째만이 불안요소였을 뿐;;
양가 어른들은 서로 다정하셨고, 아이들 신나 하였다.
형제, 자매, 조카들 모두 편안하였다.
무엇보다 정말로, 네 분 부모님이 즐거워 하시는 게 보여
너무나 뿌듯하고 행복했다.
식사는 가성비는 모르겠으나 품질은 만족스러웠고
숙소도 각자 개인영역 따로 드리고 모임할 장소도 확보하여
적당히 공간이 겹치고 적당히 공간이 분리되어 훌륭했다.
할인 알아보며 알뜰하게 두 자리수 금액을 세이브 했지만;;
가격 때문에 선택에서 타협하지 않았던 지라;;
앞으로도 그럴 수 있게 열심히 벌자며 돈기부여 가득 받았다.
원래 우리가 다 비용을 부담할 생각으로 준비했는데
감사하게도 도움을 받아, 예산이 남아, 또 해도 되겠다. :)
어른들이 장거리 이동을 불편해하시고 애들도 힘들어해서,
또다시 수도권에, 깨끗하게 좋은 자리로 알아볼 생각 하니 설렌다.
다음, 또 그 다음 여행까지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