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지 퍼레이드 속에서
그래도 감사함을 놓지 않았다.
폐렴에 걸린 둘째가 다행히 열흘 안에 열이 떨어져 입원까진 안 간 것.
와중에 MMA 티켓이 생겨 고민하는데
“당신이 집에 있다고 걔가 안 아프진 않아.”
라며 다녀오라 떠밀어준 신랑과 시누, 시부모님. :)
한밤 중에 고척돔까지 데리러 오는 아빠 차 사이 신랑 차.
내 인생에 딸이 없을 줄 알았는데... 있었네... 라던 말.
10년 된 회사 친구 둘, 20년 지기 친구 둘.
교집합이라고는 나 밖에 없는 사람들이 만나
낙엽만 굴러가도 웃던 시절처럼 즐겁게 술자리.
마지막 상영일 큰 맘 먹고 조기퇴근해 홀로 관람한 번더스. :)
그지같은 상황에서 손목을 다쳐 괴로운데
2주나 질병 사유 휴지기를 받아 공식적인 운동 땡땡이를 치는 것.
점심시간에 병원 가고 물리치료 받을 수 있는 것.
그지들에 시달리다 슬럼프에 빠져 이틀 정도 지나면
삼일 째에 또 더 큰 그지가 나타나 이전 고민이 대수롭지 않아지는 것.
주차장 추첨에 떨어져 이 추운 계절 버스 타고 다녀야 하지만,
그래도 걷는 시간이 늘어 체력은 올라갈거라는 기대가 생기는 것.
더 큰 그지들이 다발로 쏟아져,
작은 그지들에 대한 감정이 부드러워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