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두 돌도 되기 전부터 혼자 잠드는 기적적인 아이였다.
가끔 늦게까지 다 같이 놀자~~ 분위기가 되면
“엄마 나 이제 들어가서 잘게.” 하고 이부자리로 들어가 잠든다;;;
자다가 애틋해서 끌어안거나 하면 진저리를 치며 도망간다.
혼자 벽 만지고 푹신한 베개들 사이에서 스르르 잠이 든다.
큰애는 늘 긁어줘야 잠들었다. 늘 팔이 아프고 어깨가 아팠다.
연령이 되면서부터는 등이 간지러워 잠이 안 와서 괴로워 하며
“미안해. 긁어주느라 팔 아프지.” 라고 속상해하기도 했다.
등도 긁고 팔도 긁고 다리도 긁고 안 되면 유시락스도 먹이고
물수건 닦고 보습하고 밤마다 늘 재우느라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 칭구가 9세가 되더니 긁어주지 않아도 쉽게 잠든다.
육체활동을 많이 하고 일찍 일어나 피곤해서 잠이 잘 오는건가.
아이의 일상 중 노력해도 안 되는 건 일부러 고칠 필요 없고
그냥 두고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자라면서 바뀌어 있다는 걸
늘 느끼지만, 9년 만에 이리 편하게 자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한 시간도 두 시간도 긁어주다 팔이 빠질 것 같고
다음날 어깨가 결려 목이 잘 돌아가지 않아도
그저 숙명이려니 했는데... ㅜㅜ
결국 오르락내리락은 있어도 삶은 우상향이다.
자라고 있는 아이에게 정말 고맙다. 어느새 이리 컸을까 우리 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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