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두번째 키우고 있는데,
첫번째보다 너무나 속도가 빨라서, 늘 놀랍고 경이롭다.
1.
세면대에 건전지가 들어가는 작동기차를 작동 상태에서-_- 넣었다 뺐다 하며 물로 목욕을 시키고 있길래, 안돼! 왜그랬어! 라고 하니 억울한듯 울면서 장난감 박스를 가리킨다.
작동기차가 폭포수를 뚫고 나오는 이미지컷이다. ㅠㅠ
아니 저 애기가 어떻게, 저 그림을 보고, 저 기차를 물에 넣을 생각을 하지... 놀랍다 정말.
2.
주말 아침, 미니오븐에 데우려고 신랑이 베이글을 꺼내니, 서울이가 수납장을 열어 종이호일을 꺼내며 말한다. “종이는 내가 꺼낼게.” 종이호일을 깔고 베이글 데우는 상황을 보고 파악한 것도 놀랍고, 그 기억이 최소 일주일 전인데, 그 기억이 유지된다는 사실도 놀랍다.
3.
이마에 살짝 아프지 않게 딱밤을 때렸다. 당황했는지 으에~ 하고 울듯 하더니 “엄마도 한 번 느껴봐~!” 하며 손바닥으로 내 이마를 퍽! 때린다.
이 애기 성격 보소 ㅠㅠ 니네 형은 한 번도 엄마한테 반격한 적이 없다!!
4.
놀이터 계단을 혼자 올라간지는 꽤 되었는데, 이제 제법 높이가 있는 미끄럼틀도 혼자 내려온다. 그리고 그물계단을 자꾸 도전한다. 물론 큰 애가 과보호 속에서 자라다보니 조금 늦된 아이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너무 빠르다. -_-
5.
언어 발달이 정말 빠르다. 상황 설명, 설득력, 인지능력도 좋다.
“이거 큰아빠 안 먹으면 내가 먹을게.”
“도와줘 도와줘 나는 힘이 없어 엄마는 힘이 세. 엄마가 도와줘.”
“나는 작아, 엄마는 커. 엄마가 해.”
단어를 정말 많이 안다. 온갖 색도 다 안다.
“이건 노란색, 이건 초록색, 이건 회색, 이건 핑크색, 이건 까만색.”
“빨간불은 건너면 안돼. 초록불에 건너야 돼.”
어린이집 산책 도중 친구가 길 가장자리로 가니 가서 손을 붙들고 왔단다.
“손잡아 위험해. 빠방이가 와”
6.
형을 정말 좋아한다.
치카 안하겠다 고집부려 한숨 쉬는데,
형아가 와서 “입 아~ 해.” 하니까 쩍 입을 벌리고 형이 치카해주는데 가만히 있다. =_=
형아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간다.
형아가 고집부리다, 엄마에게 혼나서 엉엉 우니까
멀리 있다 쫓아와서 엄마를 때리며 말한다.
“그러면 안돼! 형아가 아파!! 형아 아파! 형아한테 그러지마!”
그리고는 형아 옆에 붙어 눈물 닦아주고 끌어안고 팔 만지고 난리다.
“엄마, 서울이가 저 위로해줘요.”
둘이 꼬옥 끌어안고 보듬고 뽀뽀하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니,
둘 낳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7,
그리고 애교가 정말 많다.
눈웃음에 뽀뽀에, 춤에, 낯가림도 거의 없고,
아주 사람을 홀리려고 작정을 한 것 같은 생존 애교가 불타오른다.
신랑과 요즘 하루에 열 번씩 말하는 게 있는데
“아~! 서울이 장난 아니야. 정말 너무 귀여워.” “진짜 귀여워”
“걘 진짜 왜 그런데?” “진짜 귀여워.”
그리고 양가 어른들도 아주 서울이 홀릭이다.
작은 놈이 얼마나 애교짓을 하며 어른들을 녹이는지,
보면 웃기고 재미있고 뿌듯하고 넘나 이뿌다.
누가 낳았나 저 이쁜 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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