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곳곳을 출장다니는 신랑님. 재인이 아빠의 말씀처럼,
"자상하고 가정적인 것 같은데 실질적으론 도움이 전혀 안 되는구만?"
의 현장에 서 있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해도 좋다.
필요할 때 대화라도 하게 그냥 한국에만 있어다오-_-
왜 내 남편은 사이버상에만 존재하는가. 채팅남인가!? 펜팔인가!?
신랑은 지난 주부터 알래스카 출장 중인데,
집안일 몇 개가 빵빵 터지며 예정된 일정이 싹 뒤바뀌다.
중대한 의사결정 몇 가지를 하려 업체들 알아보고 견적내고 예약하고
기관 방문하고 상담하고 여기저기 전화하고 양해구하고
그 와중에 애들 케어하고 집안일하고 몸은 안좋고 방황하며
완전 패닉이었다가 하나씩 돈을 쳐발라 치워가며 회복세에 들었다.
시부모님께 아이들 재롱 보여드리러 화상전화를 자주 하는 편인데
이번 일 상의드릴 겸 화상전화드렸다. 아이들 시끄럽고 정신없어
통화 삼십분 만에 "신랑이 한국에 없어 혼자 알아보고 결정하니
제가 고민이 되어요~" 하고 투정 부리니 두 분이 동시에 말씀하시다.
"어차피 니가 결정했을거야"
"걔가 한국에 있었어도, 어차피 니가 결정했을거야~"
"그래. 어차피 니가 결정했을거야 에미가 좋은 걸로 해."
"우리가 뭐 해주고 도와줄 거 있을까?"
아. 힐링이다. 우리 아버님 어머님 ㅜㅡ
그래. 내 채팅남이 한국에 있었어도 내가 결정했을거야.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