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생각할 시간.

LEEHK 2016. 8. 14. 01:06

하루 종일 집에서 아기를 붙들고 있다보면 참으로 생각할 시간이 많다. 회사를 갈 수도 없고, 책을 읽을 수도 없고, 공부를 할 수도 없다. 손과 발이 묶이고, 눈은 아이를 계속 바라봐야 한다. 간신히 안아 재운 시간에 멍하니 선잠이라도 자면 좋으련만, 늘 오버클락하며 뇌를 돌리던 습관이 몸에 베었는지 자꾸 사방팔방 계획하고 고민하고 걱정한다.

 

분명히 임신 기간에는, 산후 훌쩍 떠난 기분으로 다시 한 번 아기를 흠뻑 즐기리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낳아보니 아이 둘을 잘 건사해야 한다는 부담이 현실적으로 다가오는지 생각이 많아진다. 애가 백 일도 안 되어 잠도 제대로 못 자는,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운 시기임이 분명한데도, 뭐라도 더 준비하고 실행해야 할 것 같아 스스로를 자주 다그치게 된다.

 

 

 

 

수시로 빡치는 성질머리를 다듬고, 좀 더 긍정적으로 생각을 전환하려 많은 시간을 마음 수련에 쏟고 있다. 생각 정리에 정리를 거듭하여 정리한 ㅎ, 스스로에게 수시로 투약하는 백신은 아래와 같다.

 

- 미래가 부정적이면, 지금이 생애 제일 행복한 시간이니 즐기자. 나중에 얼마나 이 때를 그리워하겠나. 충실하게 즐기자 후회없이. 미래가 긍정적이면 앞으로 더 좋은 날만 남았으니 행복해 해야지.

- 시간이 필요한 일이 있다면 조급해 하지 말고 당장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자. 미리 걱정해도 해결 안 되는 건 천천히 걱정하자.

- 돈으로 해결되는 건 문제도 아니다.

 

 

 

 

 

너무 덥고, 산후 호르몬 불균형에 영향을 받고 있는 중이라 예민한거라 자위해본다. 새끼 낳은 짐승이 그리 사납다 하지 않는가. 나는 시방 한 마리의 사나운 짐승인가보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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