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61개월 - 엄마 냄새.

LEEHK 2016. 3. 25. 14:14

실내복으로 주로 입는 꽃무늬 원피스가 있다.

아이는 이 옷을 무척 좋아한다.

"부드러워~~~ 엄마 냄새~~~ " 하면서 치맛단을 끌어안는다.

샤워하러 들어갔는데 갈아입을 옷을 깜빡해서 가져다줘~ 하니

아이가 씩씩하게 옷을 들고 오는 배경으로 신랑이 한참 웃는다.

아이가 엄마 옷에 얼굴을 박고 킁킁거리며 들고 가더란다.

"엄마 냄새 좋아~~~"

 

 

 

아이는 주로 졸릴 때 감정이 격해지는데,

별 거 아닌 일로 삐지고 눈물 글썽이며 자는 방으로 들어간다.

그 때마다 엄마 자리에 누워 엄마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쓴다.

"슬플 때 엄마 생각이 나. 엄마 이불에서 엄마 냄새가 나서 좋아."

하고 한다. 그 패턴은 나한테 혼났을 때도 동일하다. ㅎㅎ

엄마한테 혼나고 엄마 이불로 도망가서 엄마 냄새를 맡는다.

뭔가 실물과 다른 존재인건가. :)

 

 

 

 

아이는 의외로 봉제인형을 안 좋아한다. 유일하게 예외인 것이

세 살때 N사 다니는 선배 언니가 사다 준 얼굴 모양 캐릭터 인형이다.

"나는 슬플 때 동그리한테 얘기해. 동그리가 부드럽고 손에도 쏘옥 집히고, 나는 인형 중에 동그리만 좋아. 웃는 얼굴이 좋아."

아빠나 삼촌, 큰아빠랑 놀 때는 남자애 답게 격하게 놀곤 하지만,

말하는 것이나 감정 표현을 보면 놀라울 때가 많다.

신랑을 닮아 남다르게 감수성이 뛰어난 아이다.

부드럽고 다정한 아이라 참 좋다. 신랑에게 고맙다고 말하곤 한다.

당신 닮아 이렇게 예쁜 아이가 나왔다고. 고맙다고. :)

아이가 예쁠 때마다 종종 궁금하다. 뱃속의 둘째는 어떤 아이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