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친구 S님의 부인분께서 빌려주셨다. (11권이나.. ㅎㅎ 자전거로 싣고 왔다갔다 하셔서;; 감사합니다.)
일본 판타지 소설의 탈을 쓴, 어두침침한 심리 묘사 서적이다.
설정은 가벼운데, 내용은 무겁다. 사회와 사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다. 다 읽고 나니까 은영전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
정식 번역본은 여러모로 신경써서 잘 번역한 느낌이고, 그 전에 해적판 번역 본은 여러모로 거칠지만 날 것의 느낌이 좋았다. '님' 으로 통일해 번역하면 느끼지 못하는 어감을 '사마' 와 '도노' 로 그대로 적으니 인물의 지위와 그들 간의 관계가 더 와 닿았다.
공감했던 구절을 조금 옮겨 적는다.
1. 스즈의 이야기 중에서.
"공상은 노력이 하나도 필요 없는걸, 지금 눈앞의 문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편하지. 하지만 그사이 생각해야 할 일도 해야 할 일도 나 몰라라 미루고 있었을 뿐이잖아? 그러니 당연히 변하는 것도 없고 허무하지. 그런 꿈같은 생각만 하니까 누나가 여태 어린애 같은 거야."
"사람의 눈물에는 두 종류가 있구나. 자신이 가여워서 울 때랑 슬플 때랑, 자신이 가여워서 우는 눈물은 어린 눈물이야. 누군가 어떻게든 해달라는 눈물이니까. 엄마든 아빠든 옆집 할머니라도 상관없으니 도와달라고. 아이는 그것밖에 몸을 지킬 방법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어린 눈물인거야."
"자신을 동정해서 우는 거면 죽은 아이에게 실례야."
"인간은 불행을 경쟁하고 마는구나. 사실은 죽은 사람이 가장 가여운데, 누군가를 가여워하면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자신이 가장 가엾다고 생각하는 건 자신이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거랑 똑같이 기분 좋은 일인지도 몰라. 자신을 동정하고, 남을 원망하고. 정말로 우선해야 할 일에서 도망친 채로..."
"살아 있다는 건 기쁜 일 절반, 괴로운 일이 절반인 법이래. 그런데 괴로운 일만 보고 마는 거지. 그러다 점점 기쁜 일을 인정하고 싶어지지 않는 거야. 이상한 이야기지만 오기가 생긴다니까."
2. 슈카의 이야기 중에서.
"책망과 비난은 변화가 아니다. 책망과 비난을 하는 것은 쉽다. 그렇지만 그것은 무엇인가를 바로잡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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