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아이의 사랑.

LEEHK 2015. 8. 11. 00:18

조부모와 살고, 양가의 유일한 손주이며,

고모 큰아빠 삼촌에게 애지중지 사랑받는 아이는

때때로 버릇없고 고집이 세지고는 한다.

그럴 때 엉덩이 때려 휘어잡는 것은 엄마의 몫이다.

호구아빠와 오냐오냐 어른들은 할 수 없는 매정한 끊어냄을 하는 건

나 뿐이고, 나 뿐이었으면 한다.

내가 혼낼 지언정 다른 사람에게 혼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기도 하고

다른 어른들이 화내면 토라진 것이 무척 오래가는 반면에

아무리 혼나도 아이는 엄마를 찾으며 안기기 때문이다.

 

 

아이는 정말 엄마를 사랑한다.

맹목적으로 사랑한다.

연인 관계에서도 자존심과 조건이 앞설 때가 많은데

아이는 무조건적으로 엄마를 숭배한다.

세상에서 날 제일 사랑하는 건 아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이가 나에게 주는 건 사랑 하나다.

그 사랑과 아이의 해맑은 웃음을 지켜주고 싶은 생각 때문에

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뀌었고 아직도 휘둘리고 있다.

제약과 두려움은 늘었고 책임과 의무는 버겁도록 많아졌다.

 

간신히 재우고 정리하고 짐 챙기고 자정이 넘어서야 몸을 눕히며,

오늘 밤은 아이가 열이 나지 않음에 감사하며,

땀에 잦은 아이 머리카락을 닦아주며, 아이에게 사랑한다 뽀뽀한다.

숨막히는 부담보다 아이의 사랑을 받은 행복이 더 크니

별로 그러고 싶진 않지만, 내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