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동의 시기를 힘겹게 즐겁게 지치게 고민하며 지내는 사이, 아이는 절로 자라나고 있었다. 세 돌 즈음부터 아이를 키우는 것이 굉장히 수월해졌다. 혼자 화장실 다녀오고, 혼자 손도 씻고, 혼자 옷도 벗고 입는다. 엄마 표정이 안 좋아 보이면 안고 위로도 해준다. 겁쟁이에 애교덩어리에 매우 감성적인 아이다. 이 아이 없었으면 정말 다른 선택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정신연령은 중딩 그대로인데 언제 나이가 이렇게 들었는가 싶다. 지금까지 뭘 한 건가 생각해보면 남는 건 저 조그만 아이 하나다.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 밀려 오는 순간에도 아이가 큰 힘이 되어준다. 아이를 낳기를 정말 잘 했고, 이 아이가 내게 와 주어 정말 고맙고, 아이가 잘 커주어서 정말 감사하다. 서양인들처럼 아이를 따로 재우지 않는 건, 잠결에 손을 뻗어 아이의 체온을 느끼고 싶어 놓지 않는거고, 아이도 엄마 아빠 사이에서 자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나의 보물이자 양가의 보물이다. 아이 하나가 열 명 정도 되는 어른들의 인생을 달라지게 해 주었다. 잘 키워야지. 사랑한다 우리 아들.
사진은 일산에서 매년 돌 마다 해주시는 수수팥떡과, 이번에 직접 만든 엄마표 초콜렛 케이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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