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일 년이 지났다.
2014년 4월 16일.
세상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 같고,
내면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두렵고 무섭고 슬프고, 세상이 허무하고 실망스럽다.
그래도 살아야 하기에 노력하고 있고
노력해도 바뀌는 게 없기에 더욱 지치고 힘들다.
계속 잃어버리기만 한다.
지키지 못하고 있다.
범위를 줄이고 줄여나가 살아가는 현실이 한심해서
미안하다.
할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어서 리본을 만들고 달고 나누었다.
"왜 형아들 누나들 탄 배가 물에 빠졌어??"
"배 운전한 사람도 죽었어?"
라는 아이의 물음에 바르게 대답했는지...
나쁜 사람이 있어- 라고 밖에 답하지 못하고...
"형아들 누나들 좋은 곳에 가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리본이야."
라는 바램만 여러번 이야기 해주었다.
부모 품안에서 지킬 수 있는 시기와
사회 테두리 경계에서 균형을 잡기를 지켜봐야 하는 시기가 있는데
나는 두번째 시기를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런지...
꽃 같은 아이를 잃을까봐 두렵다.
꽃 같은 아이가 나를 잡는다.
꽃 같은 아이가 나를 살린다.
꽃 같은 아이들 다음 세상에서는 행복하기를...
아이들과 부모들과 사람들의 힘으로 세상에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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