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느끼는 향수병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이번에 크로아티아에 혼자 나오면서, 과연 내가 아이를 낳기 전처럼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일지- 아니게 되었을지 확인해보자는 목적도 컸다.
전에는 여행 나와도 집 생각이 거의 안 났다. 연락도 잘 안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밤마다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집에 가고 싶다. 우리 애기를 꼬옥 끌어안고 싶다.
일단 버텨보려 하는데, 이런 게 과연 맞는지도 모르겠다. 즐거운 여행이 아니라 버티는 여행이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맞고- 낮에는 이런 기분이 덜하니 조금 더 기다려 보아야겠다. 펭귄은 이런 내가 얼마나 웃길까;;;;; 나도 내가 어이가 없다;;;;;;; 집에 가고 싶어. ㅜㅜㅜㅜㅜ 스플리트고 플리트비체고 다 싫다. 람아. ㅜㅜㅜㅜㅜㅜ
전에는 나 혼자만으로 온전히 내 세계를 이루었는데, 지금은 내 세계와 격리되어 혼자 떨어져 있는 기분이다. 돌아가지 못할까봐 때때로 두렵다. 한국에 있을 때도 자주 두려웠다. 세상을 잃을까봐. 가진 게 많아 두려움이 커지는 것인가. 그저 나이듦인가. 지금은 새벽 두 시 반. 아침이라도 빨리 왔으면 좋겠다.
새벽 네시까지 돌아가는 방법을 찾아 정리했다. 그러고나니 가슴이 꽉 막혔던 것이 조금 가라앉았다. 몇 년 전 선물 받아놓고 읽다말다 했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들고 나오며, 여행지에서 갇혔다는 감각을 받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여행은 결국 일상이 되고, 집으로 가는 여정은 가슴
타는 여행이 된다. 여행에서 견딜 수 없는 기분을 느끼고- 집에 달려가고 싶은 기분. 그리고 다시는 나가지 않으리 결심하며- 더욱 일상에 충실하게 되리- 다 생각해놓고... 일사병에 음식이 맞지 않음에,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정해놓은 여정대로 여행을 할 지- 하지 않을 지- 잠은 왜 오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