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잠을 제대로 못 잔 상태에서 새벽에 아이 수발을 들고 나니 가슴이 쿵쾅거리고 뼈마디가 저릿저릿 살짝 떨린다. 다행히 온 가족이 출동해 함께 해준 덕에 전체 손 갈 부분의 삼분의 일 정도 밖에 안 했는데도 이지경이다. 혼자 길렀다면 진작에 심신이 고장났을거다.
아이를 기르다보면 수명이 줄어드는 것 같다. 행복과 감사와 사랑을 얻고, 체력과 건강과 잠을 내어준다. 하나도 이러한데 둘은 오죽할까. 역시 둘은 안되겠다. 내 육아 그릇은 우리 귀염둥이 하나를 담기에도 모자란 것 같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이쁜 보석을 기적처럼 만난 대가도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나마 주에 오 일은 안 깨고 자는 지금도 가끔 이러한데, 매일 제대로 못 자던 돌 이전은 어찌 버텼나 아찔하다. 그 때 육아휴직을 못 했다면 인생에 고민이 더 깊어졌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우리 못난이의 육아에는 국가와 회사도 기여했구나. 아주 거국적으로 기르는 아이다. 온 세상이 육아를 도와주는데도 이리 힘든 걸 보면, 아이도 특별하고 나도 이상한 것 같다. 내 주제를 잘 알고 잊지 말고자 기록으로 남긴다. 기억은 사라져도 글은 남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