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란 집착하지 않고 치우치지 않는 마음이다.
열정이란 어떤 일에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마음이다.
열정과 중도가 공존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해 본 사람만이 누군가를 미워할 수도 있다.
매정하게 자를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을 다 던져 몰입할 수 있다.
두루두루 팔방미인은 오히려 면접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다. 괴짜 같더라도 뛰어난 전문성이 있어 주변을 자극할 수 있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단점 없이 무난한 사람은 비장의 무기 역시 없을 가능성이 높다. 진입장벽을 뚫은 이들은 대부분 뛰어난 장점과 그에 상응하는 단점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장점과 단점은 한 끝 차이다. 매력적인 것과 꼴불견은 그저 애정의 정도에 따라 갈린다. 리더쉽과 오지랖, 신중함과 우유부단함은 본질적으로 같다. 보는 관점, 선입견, 보는 이의 멘탈 모델에 따라 표현이 달라질 뿐이다.
그렇게 세상이 0과 1로 가득 차 있다보면, 마치 엔트로피처럼 0.5를 다시 갈구하게 된다.
강렬한 것은 눈이 부셔 오래 함께하지 못한다. 잔잔한 일상은 그저 흘러간다.
어린 날카로움은 뭉툭한 진중함으로 바뀌어 간다.
나이 들어가며 점점 둥글어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간혹 내 안에 남아있는 열정=서투름, 희망=돌진 들이 반가우면서도, 이것들 역시 조절하며 절제해야 한다고 절실히 느끼는 경우가 많다.
지향점은 중도이지만, 열정도 놓고 싶지는 않다.
거친 것은 거친 것 나름대로, 부드러운 건 부드러운 나름대로 아름답다.
가능성이 열려있는 서투름이 아직 내 안에 있다.
노력하다, 혹은 절로- 시간이 지나며 다듬어지겠지.
바꿀 것은 세련되게, 남길 것은 뜨겁게.
노련하면서도 풋풋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