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힘들면 이불을 머리 위로 끌어올려 두 팔로 누르며 잠을 청한다. 돌돌 말고 웅크려 있다 보면 갑자기 "흑!" 하고 아이 울음의 시작 소리가 들린다.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켜 쳐다보면 어느새 방문 가에 서서 울먹이고 있다. 잠결에 이불 더미만 보이니 엄마가 나갔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리 와. 엄마 찾았어? 엄마 여기 있잖아~"
눈물 가득한 조그만 손이 목을 감싸 안는다. 팔베개를 해 주면 야무지게 파고들어 단단히 붙잡는다. 아이의 동그란 이마에 뽀뽀하고, 시원한 크림을 발라주며 속삭인다.
"엄마가 많이 사랑해. 엄마 옆에 와줘서 고마워. 엄마는 행복해. 고마워. 많이 많이 사랑해."
자다가도 팔을 뻗어 내 위치를 더듬는다. 살과 살이 만나면 안심되는지 또 금새 잠든다. 잠들어 있는 아이의 정수리에 코를 파묻고 아이의 몸을 쓰다듬는다. 자는 아이에게서는 달콤한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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