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응아가 나올 것 같은데~"
"람이 응가 마려워??"
"응."
후닥닥 아이를 안고 이동식 링겔 거치대를 끌고 병실에 딸린 화장실로 향한다. 아기용 변기 뚜껑이 있지만, 발이 안 닿는데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며 손을 잡고 몸을 안고 같이 힘을 준다.
람이가 제법 힘을 주다 갑자기 내 왼볼에 뽀뽀한다. 응?? 하니 베시시 웃다 다시 힘을 준다. 그러다 다시 같은 쪽에 뽀뽀한다. 다시 힘을 준다. 또 뽀뽀하려 하기에 얼결에 오른볼을 내미니 거기에 뽀뽀해준다. 웃기고 귀엽고 예쁘다. 어리둥절한 와중에 응가 성공!!
"우와~ 우리 람이 굉장해!! 멋있어!! 사랑해!! 엄마한테 응가 마렵다고 말해줘서 고마워!! 정말 멋지다 우리 람이!!"
하니 배시시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거린다. 아가 쑥쓰러우니? 부끄러울 때 뒷머리 긁적이는 문화적 제스쳐는 어디서 보고 배웠니? 아이 변화의 속도는 정말 놀랍다. 이동식 유아용 변기가 아니라 화장실에서 응가한 것이 처음이다. 기특해서 마구마구 이뻐해주다 몇 시간이 지난 뒤 문득 궁금해져서 물었다.
"람아 근데~ 아까 응가하다가 엄마한테 뽀뽀했잖아~ 기억 나?"
"응."
"왜 한거야?"
"엄마가 이뻐서~"
으아~~ 살살 녹는다 우리 아기.
오늘 내내 40도를 육박하며 자꾸 열이 뛰어올라 엄마를 걱정시키고 마음 고생 시킨 것 모두 한 방에 날아간다.
"왜 뽀뽀했다고?"
"엄마가 이뻐서~"
두 번째 대답은 부끄러운지 목소리가 작아지며 내 품 안으로 파고든다. 아~ 아이에게 사랑 받는 엄마로구나. 이 맛에 아이를 키우는구나. 우리 아들은 몇 살 까지 엄마를 이쁘다고 해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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