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데려다주고 급하게 단지 돌아와 주차하고 정류장으로 뛰어가는 것 보다, 느긋하게 함께 걸어가 산책하며 등원시키고 싶었다. 유모차 걸음으로 7분 가량 걸리는 거리, 할머니와 빠이빠이하고 엄마한테 답삭 안겼다.
지난 주 일산 할머니께서 람이 신발 신겨서 놀이터 데리고 가셨다가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아이 때문에 내내 안고 다니시다가 집에 들어오신 뒤 탈진하셨었다. 오늘도 그랬다. 걷자~하면 싫다고 엄마를 기어오른다. 한 손은 엄마 어깨에 걸치고, 한 손은 엄마 멱살을 꼭 쥐고 두리번거리며 신나한다. 나뭇잎이네~ 인사하자! 버스다~ 타요타요~ 인사하자! 빨간 장미 꽃이네~ 인사하자! 할 때마다 단풍잎같은 작은 손을 활짝 펴서 흔든다. 엄마 뽀뽀해줘~ 하면 뽀뽀해주고 안아줘~ 하면 대충 양팔로 툭 치듯 안아주고 다시 주변을 보는 자세로 돌아가 두리번거린디.
어린이집 앞 진돗개를 가리키며 아는 척 하더니 등원지도 나오신 담임선생님을 보고는 두 팔 벌려 안기고 엄마한테 대충 빠이빠이한다. 친구들이 연이어 도착해서 잠깐 바닥에 내려놓으니 열린 현관문으로 걸어들어가 교실로 직행한다. 신나게 걸어가는 그 뒷모습을 보니 기어다닐 때부터 보내어 4개월이 경과하는 동안 많이 자랐구나 기특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귀가 후 엄마를 보면 젖 달라고 떨어지지 않는터라 월요일 화요일 람이와 함께 씻으며 양치 후 퉤! 뱉는 걸 보여줬더니 재미있다고 걀걀걀걀 웃고 난리였다. 그랬더니 수요일 어린이집에서도, 저녁에 아빠와 목욕하면서도 치카치카하다가 뱉는 시늉을 하더란다. 보여주면 바로 따라하는 흡수력 좋은 어린 아이. 귀엽고 기특하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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