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복직 삼 주 생각 정리.

LEEHK 2012. 5. 24. 22:39

 

회사에 가면 집 생각 안 하고

집에 오면 회사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가- 가장 먼저 세운 원칙이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고.

 

나 개인적인 면에서 볼 때는 복직해서 정말 좋다.

일도 재미있고 사람들도 좋고, 소소하게 내 시간이 생긴 것도 정말 좋다.

솟아나는 업무 욕심에 다 내가 하겠다 외치고 싶은 걸 꾹 참고 현실적인 우선순위 정리하느라 머리를 식히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정도이다.

 

람이는 계속 아프다.

SJ언니의 조언 "걔가 니가 일 안 한다고 안 아플 것 같아??" 처럼, 아이들이 의례히 지나가야하는 과정이라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것도, 람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적기 때문일 것이다. 내 인생의 전부가 아이인 것처럼 하루종일 매달려 있을 때는 갖지 못했던 여유와 객관화가 간혹 가능해진다.

아침에 일어나 밥 먹이고 씻기고 보습하고, 퇴근하고 수유하고 재우고, 자다 깨는 거 달래 도닥여 다시 재우고, 모든 일이 전보다 덜 힘든 건 대낮에 람이와 거리를 두고 지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친정 어머니께 너무나 죄송하다.

아이가 아프면 우울해지는 것이 주 양육자의 심리이다. 아프니 보채며 안기려고만 해서 몸도 힘들고, 사랑하는 아이가 아프니 그 또한 속상하다.

회사에서 간혹 집 생각이 나는 것은 친정 어머니 식사는 하셨을까 괜찮으실까 이지, 람이 걱정은 아니다. 왜냐면 람이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충분히 사랑 받으며 보살핌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인생을 세우기 위해 아직도 부모의 희생과 도움을 요구하고 있는 뻔뻔한 딸.

람이가 세 돌 되기 전까지는 저축 등 경제계획보다는 친정어머니의 인생에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월급을 더 쏟아부으려 한다. 돈 뿐만 아니라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도 자주 표현해야 한다.

시간제 베이비시터나 가사도우미를 쓰는 일은 어머니가 싫어하시니, 가사 부담을 덜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찾아보고, 피부관리실이나 안마 등 회원권을 끊어드려 스트레스 해소를 도와드리고 싶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주말의 완벽한 해방-

 

 

 

신랑도 피로파괴 직전의 상태라 하고, 나도 체력적으로 여유로운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세 돌까지는 비상모드로 최선을 다 해 보아야지-

 

람이가 아프지만 않으면 조금 더 수월할텐데- 아가, 부디 그만 아프렴...

사진은 어제 늦게 들어와서 엄마 얼굴 못 보고 잠든 람이가 오늘 퇴근 후 찰싹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상태 + 열이 올라 벗기고 + 가래를 떨어뜨리고자 팝컵으로 두드리며 + 노래를 불러주니 스르륵 잠이 든 사진이다. 귀엽고 안쓰럽고 사랑스럽고 애틋한 내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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