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469일 - 응급실 데뷔. 모세기관지염.

LEEHK 2012. 5. 21. 23:53

 

 

 

중이염에 목에 기침에 열이 오르막 내리락 하는 감기 4일째, 정오부터 시작된 열이 오후 6시가 되어가도록 떨어지질 않았다. 두 시간 간격으로 부루펜과 타이레놀을 번갈아 먹이고, 물에 담갔다가 벗기고 미온수로 닦아주고 다 해도, 떨어지면 38.8도, 올라가면 39.6도. 그 사이를 왔다갔다하는데... 안되겠다 싶어 일요일 진료 소아과를 찾았다.

 

기존에 개인소아과에서 해줄 수 있는 약은 다 먹고 있다며 폐렴 의심 소견서 써주었다. 그리고 응급실 방문. 첫 번째 병원은 두 시간 대기. 부랴부랴 다른 병원 전화해보고 대기인원 확인 후 이동, 바로 진료 들어갔다. 엑스레이 찍고, 피검사 소변검사, 수액 꽂고 세 시간 대기 결과 모세기관지염과 중이염. 염증수치가 높지만 이틀만 더 두고보자며 입원 보류, 응급실 네 시간 만에 집에 왔다. 철결핍성 빈혈이니 소고기 많이 먹이라는 조언까지 살뜰하게 받다. 가래 빼기 위해 등을 많이 두드려주라는 이야기도 듣다.

 

월요일 신랑 휴가에는 낮에 6시간 동안 또 해열제 세 번 먹어도 38.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고열행진, 화요일은 내 휴가에는 두 번 38.5도와 39.5도를 찍었으나 그나마 해열제 먹으면 한두시간 안에 열이 떨어지다. 조금 나아지는 것처럼 보이긴 하는데, 수요일은 친정어머니 혼자 람이를 보셔야 하는데 낮의 고열 행진에 어찌 대응하실지 걱정이다. 일단 약과 지침서는 작성해두었다.

 

 

복직한 지 보름 갓 지나 첫번째 휴가를 쓰고 방문한 병원에서는, 항생제 알러지 검사와 빈혈 피검사를 추천받았다. 단, 염증이 가라앉은 뒤에-

항생제 알러지 때문에 벌써 몇 번째 바꾼 항생제인지 이름도 기억하기 어렵다. 마르고 빈혈에 모유수유아이기 때문에 밥과 특히 고기 많이 먹이라는 말을 듣다. 하루에 소고기 40g씩은 먹는데- 왜 철분 수치가 안 오를까. 구리나 아연 부족도 고려해보자는 이야기다.

 

복직 후 하루 휴가내서 아이를 돌보니 참으로 알차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일상일 때는 지치고 힘들기만 했었다. 아이를 돌보면서도 수시로 업무 메일 체크하고 내일 할 일들을 나도 모르게 정리하고 있는 걸 보니, 역시 나는 일 하는 게 좋다. 적성에도 맞고-

하지만 내가 출근해서 람이 보육을 맡아주시는 친정 부모님과 아픈 람이에게는 간혹 한없이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그냥-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는 것이겠지. 유감이다.

수요일 저녁은 랩실 스승의 날 모임인데 애기 상태가 이래서 갈 수 있을런지- 일과 육아를 가지려면 사적인 모임은 모두 포기해야 하는건지- 정말 남들이 말하는 것 처럼, 친구들은 마흔이 넘으면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는건지- 뭐. 여러모로 유감이다.

 

 

 

* 사진은 화요일 고열과 고열 사이 휴지기인 37.7도 무렵에 기운나서 놀던 람이다. 미온수로 몸을 닦던 중이라 상의탈의 상태이다. 고열일 때는 신음소리에 안겨있기만 한다. 불쌍하다.

 

 

* 월요일 기록 by 아빠.

13:25. 38.2/37.9

14:00 38.5/37.9. 부루펜

16:00. 38.5/38.3. 타이레놀

16:45. 39.0/38.5

17:30. 39.1/39.3

18:00. 38.5/38.5

18:15. 38.6/38.6

18:30. 38.6/38.6

18:45. 38.5/38.4 부루펜

 

* 화요일 기록 by 엄마.

12:00 37.6 낮잠 자기 시작

13:00 38.5 잠에서 깸. 타이레놀

14:00 38.1

14:30 37.5

15:30 37.4 낮잠 자기 시작

16:30 38.5 잠에서 깸. 다시 재움. 

17:00 38.5

17:30 39.5 깨움. 타이레놀. 

18:00 39.0 사과먹음. 

18:20 38.0 수유 

19:00 37.6 저녁식사 사과부터 다 토함. 

20:00 37.3 저녁식사 또. 

21:00 37.2 취침. 

23:00 39.5 자다가 무른변. 타이레놀

23:30 3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