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닌 람이는 감기로 고생 중인데, 기관지염까지 가던 때에는 3주간 항생제를 4종류 바꿔가며 고생했다. 항생제를 먹인 지 3일 정도면 허벅지 안쪽과 배, 손목발목 오금 팔오금 등에 발진이 올라오면서 가려워하며 자다가 깨서 한두시간을 긁으며 괴로워한다.
항히스타민제제와 스테로이드 연고로 반응을 눌러가며 복용하는데, 감기가 호전되면 어서 끊고 싶어진다. 일주일 정도 복용하면 발진과 가려움을 약으로 누르기도 쉽지 않다.
소아과 선생님께 상담하니 처음에는 리도맥스 말고 스테로이드 등급을 높여서 이틀만 바르자고 하셔서 설명을 드렸다. 중이염 증상을 잡는 게 더 중요하면 스테로신지 같은 연고가 필요할 것이지만, 항생제가 알러겐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는 스테로신지 이틀만으로 진화되지 않을 것 같다고, 알러겐이 지속적으로 주입되는 상황에서는 대증요법은 그저 버티는 것 밖에 의미가 없는데, 항생제를 꼭 먹여야하는 상황인가요?
연세가 많으신 선생님이신데, 엄마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귀기울여 주셨다. 중이염 증상이 전 주부터 답보 상태이고 아이도 크게 괴로워하지 않으니 일단 약을 다 끊어보고 이틀 뒤에 오라고 하셨다.
이틀간 리도맥스 1회 도포, 유시락스 2회 복용으로 아이의 발진 증상은 잡혔고, 중이염도 여전히 답보 상태라며, 콧물약으로 유시락스만 먹이고 다시 이틀 뒤 오라고 하셨다. 항생제에 민감한 아이임을 선생님이 확인하신거다.
위 두 번의 진료는 모두 내가 복직 후, 첫번째는 전화통화로 두번째는 내가 회의 중으로 통화가 안 되어 필담으로 이루어졌다. 람이는 어린이집 하원 후 할머니 할아버지와 전날에 엄마가 써준 증상 및 질문 메모를 들고 병원에 방문했다. 처방약이 없다고 병원비도 두 번 다 받지 않으셨단다.
람이처럼 예민하고 특이한 체질의 아이는 장기적으로 관찰하여 맞춤 관리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와 코드가 맞으면서도 경험이 많은 의사선생님이 계시고 대기시간이 길지 않고 여유롭게 진료해주면서도 어린이집에서 가까우며 한적한 소아과를 찾으려 시행착오를 많이 했다. 좋은 소아과를 단골로 만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다. 토요일 진료 때는 작은 선물이라도 들고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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