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피검사 결과 : 우유, 계란 알러지.

LEEHK 2012. 2. 25. 20:12

 

 

우유와 계란은 피부에 문질러 볼 생각도 하지 말란다. 우유 알러지 때문에 유산균도 먹이지 않는 게 좋겠다고. 뭐 어차피 안 먹이고 있었지만. :)

알러지 총 수치도 높다. 역치값이 낮아 남들은 괜찮은 환경에도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

 

아. 젠장.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다.

신체 건강하고! 공부도 했고, 일도 적성에 맞으며 즐겁고, 인간관계도 좋고, 결혼도 일찍 했고 아이도 두 살이다. (비교적) 연봉도 적지 않고, 육아휴직도 가능했고, 남편 시댁 친정 가족 모두 훌륭하고 좋다. 아이도 아주 이뻐 죽겠다.

 

그래서 이런 시련을 주시는가. 신은 공평한가. 나에게도 인간다운 아픔을 주시려는가. 이것도 모두 람이의 선업인가. 감당할 수 있는 엄마에게 찾아온 건가. 치명적인 문제 아니지만 다소 살기 불편할 뿐이다. 아토피성 피부염과 음식 알러지 따위. 아토피가 있으면 암에 안 걸린다는 기사로 위안삼아 보지만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내 예쁜 아가. 계란과 우유 따위 먹지 않아도 괜찮단다. 단백질 섭취할 대체식품은 많으니까.

 

 

계속 자위 중이지만 기분이 좋지 않다. 확 세상에 시비걸고 싶은 기분. 그리고 혹시 내 지인이 이 글을 본다면, 임신 중 음식 조절을 덜 해서 아기가 아토피 아니냐는 의미의 순화된 표현도 내 앞에서는 삼가기 바란다. 그런 말은 아토피 아기의 엄마에게 상처를 주는 말, 그리고 관련지식 있다고 자랑하는 것일 뿐 듣는 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의사가 엄마가 먹는 음식과 관련된 것 아니란다. 그냥 이 아이의 운명일 뿐이라며. 설사 맞는다 하더라도 이제 와서 어쩌라고?? 임신 중 라면 피자 치킨 몇 번 먹은 거 그대 앞에서 피눈물 흘리며 참회하라고?? 아... 오늘 나 참 공격적이네 ㅎㅎㅎ

 

 

괜찮다. 괜찮다. 겨우 이정도 수준임에 감사한다. 덕배의 태동을 느끼며 기도했지 않은가. 손가락 발가락 열 개만 있어도 감사할 것이라고.

거기다 내 아들은 잘생기기까지 했다. 잘 관리하면 세 돌 즈음에 음식 알러지가 많이들 없어진다고 하지 않는가. 뭐 어때. 좋아지겠지. 그렇지만, 오늘도, 행복하지 않은가. 람이가 엄마를 보고 걀걀걀걀 웃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