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기념 생우유 섭취, 세 티스푼에 입가 벌개지고 콜린 우두두두두. 삼십 분 만에 가라앉음. 음식 알러지원이 몸에서 배출되는 시간이 2일이라던데, 그 뒤에도 이유식 먹을 때마다 새 부리처럼 입이 변함. 유시 1.5cc씩 두 번 먹임. 체중/3이 정량으로 알고 있는데, 반응이 약해보여서 그런건지 처방을 적게 해준 듯.
산양분유를 포함한 분유 거의 10만 원 어치를 저소득층에 가증할 때 너이자식 우유 알러지는 없어라 기도했는데 정말 이따위로 굴거냐. 동물 복지형 목장에서 유기농 사료를 먹고 초원에서 방목한 젖소에게서 난 유기농 우유 남은 거 엄마가 다 먹었다. 맛있더라 이놈아.
그리고 비상용 항히 유효기간 지나서 새로 처방받을 겸 병원에 갔다가 헤모글로빈 간이검사 함. 6개월 피검이 11정도였는데, 돌에는 9.1. 철분제 3개월은 꾸준히 먹여야 함. 볼펜형 바늘 끝으로 살짝 찌르고 피 한 방울 맺히게 하려고 람이 손가락을 주물럭주물럭 주물럭주물럭거림. 피를 더 많이 뽑기에는 애도 어리고 팔에 혈관도 안 보여서 목에서 뽑아야 하는데 가여우니 그냥 정확한 피검 안 하고 비급여로 철분제 처방하자 하셔서 따르기로 함. 그깟 철분제 보험처리해서 할인 얼마나 한다고...
그동안 소아과 선택을 위해 많이 방황했는데, 최근 한 군데로 정착했다.
의사의 전문성은 엇비슷하겠고, 성향이 나랑 맞는 게 중요하다. 내 아들의 전문가는 나인데, 조언가인 주제에 정말 내 스승이 된 것 마냥 엄마 무시하고 혼내고 가르치려 하는 타입 최악. 토끼털 옷 입고 진료하는 의사는 더더욱 최악. 다른 병원 의사 소견 무시하고 본인이 최고인 줄 아는 의사도 최악. ㅎㅎ 그런 지뢰들을 피하고 난 뒤,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1. 지리적 요건 : 복직 후 친정어머니가 람이 데리고 가시기 좋은 위치. 엘레베이터가 있어 유모차 수월. 다닐 어린이집에서 제일 가까움.
2. 대기시간 짧음 : 동네에서 오래된 소아과, 시설이 낡았기에 젊은 엄마들의 외면을 받는듯. 손님이 적음. 소아과 대기실에서 병 옮는 게 가장 걱정인데 그 걱정 없음.
3. 의사선생님 연륜 : 연세가 있으셔서 느릿느릿 하신 게 단점이지만, 그걸 커버할 만큼 경력이 있으시고, 모르는 것 대충 말 안 하시고 책 찾아보시고 약사에게 전화해서 묻고 알려주고 하시는 게 솔직하고 친절하신듯. 아기를 배려해주는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든다.
다만, 손님이 적어 접종약 순환이 잘 안 될 것 같아 걱정인데... 접종을 다른데서 하고 진료만 받기에도 애매한지라. 그게 젤 고민이다.
우유 알러지와 빈혈은 뭐... 유당불내증 아빠와 (다들 믿지 않지만) 빈혈인 엄마 사이에서 그럴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거라 외려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요거트는 통과했고, 응급실 갈 정도의 반응은 아니니 요거트로 조금씩 탈감작 하다가, 두 돌 즈음 되면 다시 생우유 시도해보면 되겠다. 음식 알러지는 세 돌 즈음이면 많이들 없어진다고 하니 큰 걱정은 안 한다.
Total IgE 수치가 증가했는지는 궁금하긴 한데... 영양상담도 받을겸 다음주에 서울의료원이나 다시 가 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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