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363일 - 소꿉놀이. 당근 홀릭. 아랫입술을 핥다. 경례!!

LEEHK 2012. 2. 4. 21:50

물을 먹이고 싶은데 도통 입을 열지 않을 때, 장난감의 입에 빨대를 대고 "스읍 스읍~" 소리를 내며 "와 뽀로로는 잘 먹네~" 하며 호들갑을 떨면 빤히 바라본다. 그 때 "람이도 먹자~" 하며 슬쩍 입에 대주면 몇 모금 빨아 먹는다. 그리고는 본인이 어설프게 한 손으로 빨대컵을, 한 손으로 장난감을 쥐고 먹이는 시늉을 한다. 이것은 질투 유발이라기 보다 인형과의 놀이, 소꿉놀이의 시작으로 판단된다. 아기가 인형과 상호작용을 하다니!! 정말 신기하다. 그 이후 아침에 물을 마시고 엄마에게 내밀어 엄마도 먹으라고 권하기도 한다. 놀라운 변화다.

 

밤 9~10시경 수유를 하고 10시 전후로 잠든다. 8시 전후 기상하여 모유를 먹고 논다. 이유식은 고기와 야채를 섞은 진밥을 180씩 세 번 11시, 3시, 8시에 먹는다. 모유수유는 아침 저녁 두 번이고, 사이사이 간식을 자주 먹이면 낮에는 젖을 찾지 않는다. 당근, 배, 사과, 떡뻥을 주로 먹이는데 특히 당근을 제일 좋아한다. 잘 다듬어 스틱 형태로 자른 뒤 밥솥의 만능찜 기능으로 푹 찐 것을 지퍼백에 얼려 두었다가 하루 3개씩 꺼내 자연해동하여 이유식 스푼으로 으깨 먹인다. 덕분에 쾌변남이 되었다.

 

 

음식이 아랫입술에 묻으면 윗 입술로 훑어 입 안으로 다시 넣을 줄 알게 되었다.

 

 

반짝반짝, 곤지곤지, 들썩들썩, 잼잼, 박수를 아주 잘 한다. 양말과 불을 말하면 제대로 가리킬 줄 안다. 단어를 가르치면 금새 배운다. 자주 듣는 단어와 어휘는 알아듣는 것 같다. "뻥튀~" 하면 흥분해서 달리듯 기어오고, "주세요~" 하면 손에 들고 있는 것을 건내준다. 가끔 마음에 드는 물건이면 엄마 손바닥에 얹되, 손에 힘을 빼지 않고 다시 가져가려 한다. 몇발자국 떨어진 곳에 있는 물건도 "저어기~ 양말 주세요~" 하면 "응? 응?" 하며 몇 단계를 거쳐 가지고 오기도 한다. 울음 소리와 칭얼대는 소리가 분명히 구분이 가기 시작하였고, 손짓과 "응!?" 하는 소리 만으로 어른에게 의사표현을 한다. 저 쪽으로 가고 싶다, 이 물건을 집어 달라 등의 뜻임을 신기하게도 다 알아듣게 된다. 역시 말이 안통할 때는 바디랭귀지가 최고임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베이비사인을 하나 발견했는데, "사과먹자~" 했더니 반짝반짝을 했다. 문득 머리 속에 스치는 것은 할머니가 자주 불러주시는 노래로 "사과 같은 내 얼굴~ 입도 반짝~" 이 연결된 것 같아 놀라웠다.

 

람이가 하는 행동 중에 가장 귀여운 건 "경례!" 인데, 손바닥을 펴서 눈썹 위에 가져다 붙이는 행동을 유심히 보고는 본인의 오른 손바닥을 펴서 귀 위 머리에 찰싹 붙인다. 그리고는 바로 박수를 친다. 경례할 때마다 어른들이 박수를 치니 두 개가 연결 동작으로 인식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