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십 분에서 한 시간마다 깨던 람이가 새벽 네 시부터 여섯시까지 두 시간 정도 계속 보채고 울었다. 도저히 달래지지 않아 깨워야겠다 싶어 불을 켰는데 울음소리가 더 커지기만 했다. 눈도 안 뜨고 흐엉엉 우는 람이를 안고 도닥여도 달래지지 않는다. 간 밤에 쪼개 쪼개 잔 시간을 다 합쳐도 세 시간도 안 되는 상황, 한심하고 지쳐서 눈물이 나왔다.
들썩들썩 하는 엄마 몸짓을 느꼈는지 눈도 안 뜨고 울던 람이가 갑자기 조용해지며 게슴츠레 눈을 뜨더니, 다시 감았다 게슴츠레 뜨고, 다시 감았다 게슴츠레 뜨더니, 내 눈을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그리고는 품에서 내려가 앉아서는 요의 꽃들을 가리키며 "응~ 응~" 손가락질을 하며 엄마를 마주 본다.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 나를 달래주려는 건가 싶어 안아주고 대답해주었다. "그래 그거 꽃이야. 람아 불 어디있어 불~" 냉큼 천장을 바라보며 전등을 손가락질한다.
지난 주말부터 시작한 람이 개인기다. 불, 나무, 꽃, 감을 물어보면 각각 방향을 가리키며 쳐다본다. 우리 람이 천잰가봐 하며 호들갑 떠는 부모의 특권을 누리며 새벽의 울음을 웃음으로 마무리했다.
그 뒤로 아침 일곱시까지 한 시간을 뒹굴고 놀다가, 아침 아홉시까지 꼭 끌어안고 두 시간을 더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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