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아기 낳기 잘 했다.

LEEHK 2011. 7. 30. 00:33

처남과 맥주 한 잔 한 신랑이 코를 살짝 골았는데, 잘 자던 람이가 그 소리에 꿈틀거렸다. 그러다 곧 적응 했는지 조용히 잠들고 입을 살짝 벌려 색색거리다. 오늘부터 여름 휴가인 신랑이 밤에 자기가 애기 보겠다며 나와 람이 사이에 누웠는데 깊이 잠든 그 모습이 안쓰럽고 고맙다. 지인의 출산 소식에 람이를 낳았던 당시를 회상하니 마음이 두근거려 잠못이루다. 낳기도 힘들었지만 키우는 고생에 비할쏘냐. 진을 다 뽑아 불태우느라 지치고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든 두 남자의 얼굴을 보니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다. 내 생애 가장 작은 아이 람이와 가장 젊은 신랑 복복씨와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아쉬워 자는 이들을 깨우고 싶기도 하다. 기회비용이 너무나 커서 쉽게 말하기 어렵기에 단언할 수 없었는데, 이럴 때는 붕붕 떠다닐 정도로 확신이 생긴다. 아이 낳기 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