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마흔, 결혼생활 10년차. '라는 몇 몇 단어가 눈에 들어와 클릭한 '책 시사회' 이벤트. '리뷰 잘 쓸테니 꼭 꼭 뽑아주세요' 라고 덧글을 달아 당첨이 되었다.
주인공은 결혼 10년차에 남편이 자살한다. 남편과의 관계가 애절한 사랑은 아닐지라도 동지애가 돈독한 동반자라고 생각했었다. '노후보장보험' 이었던 남편이 증발한 뒤 눈 앞에 닥친 대출금 상환과 경제적 위기가 닥친다. 그런 그녀에게 직업을 알선해준 남편의 직장 선배와 조심스러운 연애를 시작하지만, 이혼남인 남편의 선배에게는 큰 비밀이 있다.
친구 소정은 예쁜 딸과 많은 돈을 가졌지만 속은 문드러져 썩어가고 있다. 바람이 많아 풍력발전소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남편을 참고 사느라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있다. 지소는 잘 나가는 전문직 여성이지만, 경제적으로 무능한데다 수시로 빚을 만들어오는 남편 때문에 힘들다.
결혼 10년차 마흔, 그녀들의 삶은 쉽지 않다. 구질구질하고 치사해도 참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음에 들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 그녀들을 지탱하는 것은 무엇일까.
주인공에게는 '돈' 이다. 10년간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던 그녀는 '주기적으로 돈을 가져다주고 그녀의 카드대금을 결제해주었던' 남편이 죽자,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죽은 남편의 선배와 관계를 지속한다. 감정적으로 복수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궁국적인 이유는 '돈' 때문이다. 먹고 살아야 하고, 기왕 사는 것 우아하게 살아야 하는데, 나 자신만 눈 감으면 결국 경제력 있는 남자와 함께 할 수 있으니, 그녀가 죽은 남편의 선배와 헤어지지 않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여자는 평생 직장을 가져야 한다. 부모님께서는 '네가 돈을 벌어야 자유롭게 살 수 있다.' 고 하셨다.
능력있는 지소는 어떻게 사는가. 매번 사고치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오기로 지탱하고 감내해 왔건만, 결국 그 남편 입에서 이혼하자는 말을 듣는다. 그녀를 바라보는 후배와 잠시 여행을 떠나기도 하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다. 일도 잘하고 집안도 잘 지키는 그녀는 두 남자 모두를 관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혼하지 않았다는 사회적 체면과 잘생기고 좋아하는 애인과의 연애를 둘 다 가진다고 쳐도, 결국 그녀는 행복할까? 어쩌면 아니다 싶을 때 바로 정리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소정은 '돈' 이라도 많기 때문에, 남편의 바람기가 있어도 혼자 자립할 수 있는 사람이다. 딸이 결혼할 때를 위해서 갈라서지 않는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아니라는 것을 알아도 쉽게 잘라내지 못하는 것, 미련이 아니라 어릴 적의 트라우마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아이는 잘 키워야 한다. 그것을 잘 알기 때문에 소정이 쉽게 헤어지지 못할런지도 모른다. 딸에게 아버지의 존재를 빼앗고 싶지 않아서.
하지만 나는 (아직 아이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보다는 자신의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 때문에 참고 살았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 나중에 아이에게 더 큰 짐이 될지도 모른다.
남편과 남편 선배의 비밀이 너무나도 -_- 상투적이라 굉장히 실망했고, 일반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다소 비현실적이기는 했지만, '행복한 마흔' 을 맞이하기 위해서 내가 챙겨야 할 것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평생 직장을 가져서 돈을 벌어야 하고, 남편을 열심히 케어하고 잘 챙기고, 아니다 싶을 때는 단호히 정리할 것. 하지만 막상 단호히 정리하는 게 과연 쉬울까? 그러므로 '아니다 싶지 않게' 평소부터 잘 살아야 겠다. 신혼기간이라 덮고 넘어갔던 나의 단점들을 과연 그가 10년이 지난 뒤에도 참아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그러므로 나는 좀 더 착해져야 겠다. ㅋ 돈도 열~쉼~히~ 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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