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책, 내 인생의 동반자

달콤한 나의 도시

LEEHK 2009. 3. 25. 23:24

 

 

 

 내가 골라왔지만, 예님이 빌려가서 먼저 읽은 책이다. "화경은 다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 서른 넘어 미혼에 여러가지 고민을 해 본 입장에서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책이야." 라며 돌려주셨다.

 

 그 말을 듣자. 읽고 싶은 욕구가 솟구쳐서, 기존에 읽던 다른 책들을 다 재쳐두고 손에 집었다. 나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거라고 입증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다 읽고 나니 아쉬웠다. 결혼을 일찍 한 죄로, 이 소설에 깊이 몰입하지 못했고 앞으로도 못하겠구나 싶었다. 주인공 은수와 은수의 친구 재인, 유희 모두 다 나와는 다른 삶을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옆의 이야기가 아니라 '소설' 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마음에 들었다. 잘 쓴 글. 처음부터 끝까지 몰입해서 읽었다. 메뉴판 앞에서 쉽게 고르지 못하는 주인공 은수는 결국 여러 남자들, 여러 미래 사이에서 방황하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충동적으로 저지른 결혼에 괴로워하던 재인은 의연히 돌싱이 된다. 중견 기업의 과장님으로 잘 나가던 유희는 더 늦기 전에 뮤지컬 배우의 꿈을 이루고자 결심하고 직장을 그만둔다. '어른'이 되는 것을 두려워 하는 '어른'들, 어린 시절에 꿈꾸던 '어른'이 되었음에도 진정한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방황을 한다.

 본능적 경고를 주시하고 신중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치명적인 결과와 맞닥뜨려도 냉정하게 내 위치를 파악하면 빠져나올 수 있다. 머리로는 잘 알지만 실행까지 잘 할 수 있을런지, 모든 이의 화두일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면서, 신중하게 생각하며 한 발자국씩 내딛다 보면, 몇 걸음 물러서더라도 결국 다시 앞으로 전진할 수 있지 않을까? 답답한 현실은 그대로이지만, 그녀들의 앞날은 밝을 것 같다.

 

 

 

 문득, 여자친구들과 밤새 수다를 떨고 싶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