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마다 기부금에 대한 기준치가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약 2% 정도면 적정하지 않나 생각한다.
수입의 2%라는 것은 꽤나 큰 금액으로, 연봉이 2천만원이라면 기부금은 1년 기준 40만원 내외가 될 것이다.
하지만 12달로 쪼개서 마련하면 한 달에 4만원 미만이므로, 생각보다 부담이 덜하다. 술자리 한두번 덜 가지면 된다.
이를 다시 1년으로 환산하면, 세상이 따뜻해지는데 큰 보탬이 되었다고 뿌듯해할 수 있는 적당한 액수다.
때때로 궁핍한 월말을 보내며 의지가 흔들릴 때는, "작년에 연봉인상 2% 덜 받았다고 생각하지 뭐." 라면서 다잡을 수도 있다.
소득의 2%를 기부하자는 계획은 다행히 별 무리없이 매년 달성하고 있다. 어떤 해는 2%보다 조금 덜, 어떤 해는 2%보다 조금 많이 내기도 한다.
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자유는, 기부금을 어디다 어떻게 낼 지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부 역시, 일종의 쇼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번 돈의 일부를 내가 고른 장소에 지출하고, 마음의 위안을 산다.
억지로 쇼핑하는 게 싫듯이, 억지로 기부하는 것도 싫다. 아는 사람, 아는 기관을 통해 기부하는 것을 선호한다.
세상에 어려운 곳은 많지만, 내가 아는 사람들, 내가 사는 지역, 내가 가봤던 나라들을 돕는 것을 더 좋아한다.
누군가가 권유하고 그 사유에 마음이 동하면 기부할 수 있겠지만, 강요하는 분위기가 되면 절대 지출하지 않는다.
어차피 어려운 곳은 많다. 좀 더 기분 좋을 수 있는 장소가 좋다. 내 돈은 내 마음대로 쓰기 위해서 번 것이다.
나는 계획을 세우고 기부하는 사람이다. 일정액을 기부금으로 정해놓고 이미 소비하였다면, 그 이상의 지출은 부담이 된다.
기부란 성스러운 행위, 희생적인 행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지치면, 자신만을 챙기게 된다.
기부하지 않는다고 비난받아서도 안되고, 기부한다고 해서 칭찬받을 일도 아니다.
소비의 2% 정도는 친구들과 술을 마실 수도 있는 것처럼, 2%정도는 사회의 공익을 위해서 기부할 수 있는 일이다.
생활에 짐이 되지 않을 만큼의 일상적인 소비, 가벼움, 그런 기부가 딱 좋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