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안정감.

LEEHK 2008. 7. 25. 22:32

 최근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AWAKEN THE GIANT WITHIN)'를 읽고 있다. 한 번 손에 들면 끝까지 단숨에 읽어내려가는 흡입력을 가진 책도 좋지만, 내키는대로 펼쳐서 한 챕터씩 읽으면서 기분전환을 할 수 있는 이런 책도 참 좋아한다. 매일 조금씩 보고 있는데, 한 문구가 며칠째 머리 속을 맴돌고 있다.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안정감은 하루도 빠짐없이 개선하고 있다는 사실, 능력이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이다."

 

 요 몇 주 째, 특히 이번주가 최고로 바빴다. 욕심이 많아서 그렇다. 대충해서 치우고 싶지 않았다.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도 있었겠지만, 무엇보다 어설픈 결과물을 남들 앞에 내어 놓고 싶지 않았다.  30분 정도 일찍 출근해서, 21시 반쯤 집으로 출발한다. 23시쯤 집에 도착해서 씻고 00시쯤 침대에 눕는다. 새벽 02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다. 머리 속에서 내일 할 업무에 대한 리허설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생각을 멈추고 싶어도 끊이지 않는다. 업무 계획과 아이디어가 새벽에 어찌나 솟아대는지 불을 켜고 손에 잡히는대로 종이에 적고 다시 누우면 겨우 4~6시간만 자고 바로 출근한다.

 8시간보다 적게 자면 다음날 두통이 느껴지는 체질이라, 수면은 충분히 취하려고 하는데, 근 일주일을 잠도 제대로 못 잤고, 회의가 길어지는 탓에 밥때도 종종 놓쳐서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그 와중이 살이나 빠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은근히 기대했건만, 그러지도 않았다. 

 

 내 몸상태가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이것은 체력에 대한 걱정이지 정신에 대한 걱정은 아니다.

 

 기획직군 30여 분 정도 대상으로 SAS&EXCEL교육을 4일간 했는데, 준비하며 교육진행하는 것은 체력적으로 힘에 부쳤지만 굉장히 뿌듯했다.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힘이 났고, 좀 더 가르쳐드리고 싶은 게 많아서 가지를 쳐내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웠다. 마지막 날에는 교육 수고했다고 티라미수 케이크도 선물 받았고, 잘 들었다는 개인적인 메일도 받았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함께 일하는 기획자 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깊은 감명을 받고 있다. 그래서 눈 크게 뜨고 보면서 배우고 있다. 기술적인 발전 욕구가,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고 싶다는 욕구로 상쇄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들의 훌륭한 점을 조금씩 COPY하면서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피곤하지만 만족스럽다.

 

 몸은 힘들지만 정신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정신은 안정적인데 몸은 불안정하다. 걷다가 자꾸 어디 부딪치고, 넘어질 뻔 하고, 신발 벗겨지고, 손에 쥐고 있는 것 자주 놓치고, 먹다가 흘리고, 가지가지 하고 있다. 이번에는 일이 급하기 때문에 당연히 주말에 출근해야 하는 것이고, 다음주 끝 즈음에는 반드시 휴가를 쓰고 좀 쉬어야겠다.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는 것은 당장의 힘듦이 아니라, 목표의 부재이다. 쉽지 않은 통로를 지나가고 있지만, 이 길을 빠져나가고 나면 한 단계 올라간 이화경을 만날 것이다.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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