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소래포구 바닷가 쪽으로 가면 둑을 향해 돗자리들이 가득 펴져 있는 난전이 있다.
이 날 밀물 때문에, 저녁 6시 쯤 부터는 이 곳도 침수되어 먹던 사람들이 다 된서리를 맞았을 것 같기는 하지만,
본인은 다행히 맛있게 먹고 빠져서 가까워진 물과, 소래포구의 넘치는 활기를 즐길 수 있었다.
1.
미리 떠 놓은 회는 한 접시에 1만 원인데, 죽은 생선인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활어로 2만원 어치를 먹었다.
우럭+작은광어+멍개+전어+개불 세트에서, 전어, 작은광어를 빼고, 낙지 2마리와 꼴뚜기 몇 마리를 추가해 달라고 했더니
유드리있게 바꿔주셨다. 전어는 제철일 때 한 번 먹었고, 산낙지가 먹고 싶은 기분이었다, 꼴뚜기도 맛만 보고 싶었다.
스티로폼 박스 뚜껑에 '참기름+고추+마늘을 듬뿍 섞은 쌈장' 과 '와사비를 곁들인 고추장' 을 가득 준다.
제일 먼저 산낙지가 나왔다. 고소한 참기름향에 산낙지의 쫄깃함이 이 날 먹은 것 중에 최고였다.
모듬에서 변경한 메뉴로 2마리 양이다. 서울에서 먹었다면 2마리 만 원 정도 했을텐데 ^^; 이 날은 4마리 만 원 시세였다.
오른쪽 위에 옆 집에서 얻어오셨다는(우리가 먹은 가게는 꼴뚜기가 없는 가게였다 ^^;) 꼴뚜기 두 마리가 있다.
광어와, 멍개, 개불이다. 개불은 진짜 큼직하게 썰어주셨다.
광어도 두툼하니 양이 많아서 제일 끝까지 남았다. 진짜 회는 배부르게 먹었다.
먹다가 찍은 전체샷이다.
분명히 이대로도 양이 많아 남길 것 같았지만, 한 대접 가득히 담아주는 홍합탕이 땡겨 그것도 사서 먹었다.
난전에 앉아 먹다보면 쟁반에 홍합탕을 들고 다니시는 여자분들이 보인다.
단돈 3천원으로 파마늘을 잘 풀어넣은 시원한 국물을 즐길 수 있다.
홍합탕 파시는 분들이, 까만 봉지를 주면서, 그 봉지 안에 꼭 홍합 껍질을 담아달라고 하시건만,
가끔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껍질을 버려놓고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_-; 옆 돗자리를 치우는 아주머니가 투덜투덜 하셨다.
2만 원 어치이다. 둘이서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2.
난전에서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다시 수산시장을 구경하려 했으나, 밀물로 침수된 관계로 급히 밖으로 대피했다.
어시장 안을 돌아다니며 침수된 바닷물에 막혔다가, 출구를 찾아 헤매다 보니 평소엔 다니지 않았던 뒷길을 알게 되었다.
살까 말까 무지하게 고민했던 홍합, 1kg 3천원, 2kg 5천원이다. 홍합탕 국물 끝내주는데.. !!
뒷길에 보니, 생선구이 집이 늘어서 있었다. 막걸리는 한 잔에 1천 원에 팔고, 전어며 각종 생선들을 맛깔스럽게 구워내고 있다.
원래 익힌 생선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 골목에 손님들도 많고 워낙 분위기가 매력적이라. 다음에 오면 꼭 이 곳에서 밥을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막걸리에 생선구이, 혹은 튀김. 아 다시 꼭 찾아가 보아야 겠다.
3.
서울에서 먹었더라면 아무리 저렴한 횟집이어도 훨씬 많은 가격을 지불해야 했을 양이었다.
특히 산낙지가 정말 맛있었다. 2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대비 훌륭한 음식들이었다.
물론 주차료와 -_- 유류비가 더 들긴 하겠지만, 어시장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와 함께 즐거운 하루였다.
하여 별 네 개를 선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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