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연휴.

LEEHK 2022. 2. 28. 02:07
토일,월휴가,화삼일절 로 4일 짤막한 연휴다.

1.

엄마랑 다섯시간 정도 이곳저곳을 다녔다.
운전수, 말동무, 손 잡고 걷기, 몇 가지를 사드렸다.
딸이 있어 정말 좋다는 어머니께,
“엄마 어쩌지 나는 딸이 없는데.”하며 웃었다.

동생과 전화를 하다가 위의 내용을 이야기했다.
누나는 딸이 없지만 너는 딸이 있어 좋겠다. 하다가.
귀염둥이 공주님은 나처럼/누나처럼 자라지 않고
지금처럼 생각없이 즐겁게 자랐으면 한다며 의견 일치를 보았다.



2.

카드게임 하고 싶다는 둘째에게 신랑이 잡혀버려서
큰 아이와 둘이서 산책을 나와 5km, 두 시간 정도 걸었다.
햇빛과 물결, 온갖 새들과 나무를 보다 고개를 돌리면
키가 많이 자라 이제는 허리를 굽히지 않아도 눈이 마주친다.
내 보물 내 조그만 아기가 언제 커서 나의 산책 친구가 되었나.

친구가 웨이브 계정을 공유해준 덕에
아이와 해리포터 영화를 주에 1편씩 보다가
이번 연휴에 진도를 쭉 빼서 리턴 투 호그와트까지 보았다.
배우들의 감정에 공감하고 감동할 만큼 마음도 자랐다.
이러다 아이와 영화 친구도 되고 책 친구도 되겠지.

자기 전 우크라이나 상황과 국제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
언제 이런 정치적인 역학관계까지 이해하는 나이가 되었나
놀랍고 신기하고 기특하고 예쁘고 소중하다.



3.

어떻게 되었니 라는 질문에 안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죄를 지은 것 같은 내 안의 어린아이.
하고 싶은 걸 택하기보다 하기 싫은 걸 피한다.
정말 못견디겠는 게 아니면 유지한다.
그러면 개근상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벌써 2월 마지막 일, 다시 봄이다.
2년만 지나면 20주년인데, 그 때까지만 보자 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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