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재를 찍다

멘토링.

LEEHK 2014. 8. 14. 00:29

멘토링이라는 용어가 유행한 건 내가 직장인이 된 뒤의 일이다. 그래서 공식적인 멘토링 프로그램을 꽤나 해봤지만 모두 멘토 타이틀로 참여했었지, 멘티 역할을 해 본 적은 없다. 멘토링에서 멘토 역할을 하다보면, 조언을 해주는 기쁨, 똑똑하고 열정적인 어린 피가 보내는 호감 어린 시선에서 받은 자극과 감정적 보상, 멘티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면 잊고 있던 초심이 되살아나며 인생의 동기부여 등을 받게 된다. 그래서 기회가 될 때마다 참여하는 편이다.

 

 

매스컴에서 유행하는 단어는, 없던 개념의 창조가 아니라 기존에 있던 것들을 이름만 바꾸어 작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로하스, 웰빙, 빅데이터, 히키코모리, 그리고 멘토링 역시 그렇다. 굳이 그 용어로 지칭하며 얽히지 않더라도, 힘들 때 찾아오는 후배, 고민될 때 찾아가게 되는 인생 선배님들이 있다. 실제로 그 분들을 멘토라는 단어로 지칭해본 적은 없지만, 존경과 애정을 가지고 의지하게 되는 멋있는 그 분들을 굳이 단어로 표현해야 한다면 인생의 멘토님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이다.

 

 

 

그제는 인생의 가장 큰 멘토이신 우리 아버지와 대화했고, 어제는 존경하는 두 분 현직 교수님을 각기 찾아뵙고 일상적인 담화를 나누었다. 두어시간에 걸친 대화 속에 세 분의 공통적인 조언이 있었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나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보여주셨다. 몇 가지 주의사항과 경험적 조언들을 건내어주시면서도 "너라면 잘 할거다. 큰 걱정 안 한다. 쓸데없이 고민하지 말이라. 내가 보기엔 잘 되고 있다." 라고 말씀해주셨다. 어느정도 마음 정리를 하고 간 뒤에 들은 이야기들이어서 그런지, 중요한 의사결정에 완전 쐐기를 박을 수 있었다. 덕분에 지금은 마음이 조금 가라앉아 있기는 하지만 평온해졌다. 생각 그만 하고 집중해도 될 것 같다.

 

 

 

 

모두 다 가슴에 와 닿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특별히 더 담아두고 싶었던 이야기들 기록한다.

+ 고민은 4~5년에 한 번씩만 하면 된다. 4~5년 마다 돌이켜보며 평가하고 의사결정하고, 그 의사결정은 다시 4~5년 간 딴 생각하지 말고 밀고 나가면 된다. 너무 자주 고민할 필요 없다.

+ 나 다울 수 있는 상황인가 보라. 즐겁게 나답게 살다보면 남들과 차별되는 나의 색이 분명하게 나오고, 그게 무기가 되는거다. 유니크한 나다움이 중요하다.

+ 익숙한 걸 하는 건 봉사다. 새로운 것,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일에서의 동기부여다.

+ 기존의 체제에 섞여 들어가는 건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새롭게 판을 짜는 게 더 좋을 수 있다. 고속도로보다 국도가 오래 걸리지만, 때로는 더 지름길일 수 있듯이.

+ 경제적인 건 생각보다 중요하다. 나이 들면 들수록 더 중요하다. 이재에 조금씩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 젊을 때 귀찮아서 챙기지 않은 것들이 나이 들면 생각보다 큰 격차가 되어 다가온다. 이재에 주의를 기울여라.

+ 커리어 패스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어느 방향을 하고 싶은 지 계획을 세워 밟는 것이 좋다. 생각이 있다면 준비해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