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901일 - 람이 없으면 잉잉 울거야?

LEEHK 2013. 7. 27. 15:34

 

 

 토요일, 온 몸이 피로하고 마음도 피로하고 뭔가 울적한데 출근은 하기로 했고,

 람이는 일산 시댁에 아빠와 함께 일주일 가 있기로 했고~

 즐기자면 즐길 수 있는 혼자만의 시간일텐데 왠지 아이와 떨어질 생각을 하니 서운하고, 아쉽고 짠하고~

 하지만 나는 할 일이 태산이고~

 간신히 생긴 혼자 만의 주말에 하는 일이라곤 출근하는 거라니~

 예~전에 워커홀릭으로 살던 누군가가-_- 워커홀릭으로 살지 말라고 조언했던 게 떠오르며-

 이게 바른 삶인가 갑자기 우울해져 이부자리 위에 누워 선풍기 바람을 쐬며 쪼그리고 있었다.

 

 

 다다다다 람이가 뛰어 들어오더니 내 배 위로 점프하듯 내리꽂아;; 안긴다.

 "람아 사랑해~ 람이가 안아주니 행복해~ 고마워~" 하니

 내 배 위에 엎드려 안겨있던 아이가 몸을 일으켰다. 눈을 똘망똘망 뜨고 나를 바라본다.

 

 "엄마 람이 없으면 잉잉~ 울거야?"

 

 이 아이는 또 어디서 이런 말을 배워 온걸까 ㅎㅎㅎㅎㅎ

 잉잉~ 할 때는 두 손을 주먹쥐고 눈가에 가져가서 우는 시늉까지 한다.

 

 "응~ 당연하지~ 잉잉~ 울거야~"

 

 "정말~?"

 

 정말 이란 단어는 또 어디서 배워온거냐 ㅋㅋㅋㅋㅋㅋ

 

 "응~ 정말~!!!"

 

 답해주고 뽀뽀해주고 꼬옥 안아주고 뽀뽀받고 꼬옥 안아주고 하다보니,

 아이는 또 나비처럼 나풀나풀 거실로 나가버린다.

 뽀뽀 또 해줘~ 라는 간절한 내 목소리는 귓등으로 흘린채.

 

 

 

 

 

 몇 주 전에는, 귀가 후 다다다 달려와 폭 안긴 아이가

 "엄마 람이 많이 보고 싶었어?" 라고 물어, 마음이 짠~ 해졌던 적이 있다.

 "엄마는 환해~ 아빠는 깜깜해~" 하며 엄마가 아빠보다 좋다고 표현도 한다.

 서 있는 때는, 어른의 무릎을 부여잡고 끌어안고  뽀뽀도 한다.

 어른들끼리 대화하면 "얘기하지마!!!" 하면서 양쪽을 경계한다. 자기한테 집중하라는 이야기.

 

 "할아버지랑 도깨비 얘기 해보까요오오??" 하면서 창작동화도 나름대로 만들어 연설한다.

 대체로 폴리 구조대가 출동! 하여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옴니버스 스토리다. ㅎㅎ

 

 

 곧 30개월.

 내 아들 많~이~ 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