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역할의 기쁨. 을 느끼다가
또 한 차례 고비가 오다.
삶의 여러 부분에서 균형을 맞추어 살아가야 하는데
중심점이 흔들릴 때마다 겪는 격렬한 내적 갈등.
입원 베테랑이 된 것 같다.
이삿짐을 싸듯 입원짐도 아주 잘 챙겨와 부족함 없고
알러지 음식 체크해서 나오는 병원밥도
람이에게 유일하게 안전한 외식이라 걱정 없이 먹이고
수액 맞으며 열도 내려 차라리 밤에 조금 더 편히 잔다.
1인실이 나올 때까지 있어야 하는 불편한 3인실을
운 좋게 다른 환자들이 모두 퇴원해 우리만 쓴다.
수액 맞기 위해 주사 꽂을 때,
피검사를 위해 피 뽑을 때,
바늘로 찔러 항생제 반응 검사 할 때,
울지도 않고 아프지도 않다고 했다는 우리 아들.
보름 동안 휴가 4일을 소모해
순식간에 줄어든 잔여 휴가 일수를 보며,
차라리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상상하다.
위기를 맞아, 고비를 넘기고 나면,
더욱 성숙해지겠지. 안정적으로 설 수 있겠지.
아이는 더욱 건강해지겠지.
12.5키로였는데, 입원 당일 옷 입고 11키로였다니
어른들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혹독했던 몇 주간,
아이에게도 힘겨운 시간이었구나. 안쓰럽고 짠했다.
람이는 라바와 폴리와 로이와 앰버와 헬리만 있으면
어디든 행복하시지만;;;;
아- 어서 퇴원하고 싶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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