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람이 630일 - 엄마둥이의 새벽. 호~

LEEHK 2012. 10. 29. 09:16

 

 

 

요즘 람이는 엄마를 정말 좋아한다.

이렇게 사랑받을 수 있나 싶어 때론 람이의 애정보다 낮게 답해주는 것 같아 미안할 정도이다.

"엄마아~?" 하고 부르며 두 팔 벌려 다가올 때 안아주면 온 몸을 들썩이며 좋아한다. 함께 누워 팔베개해주고 토닥여 재운 지 일이분 뒤 눈을 반짝 뜨고 "엄마아~?" 하며 내 얼굴을 확인한다. "응 우리 애기~" 하며 등을 쓸어주면 "엄마아- 엄마아~" 하며 몸을 들썩이며 웃는다. 그리고 다시 잠든다.

 

퇴원하고 나서 몸살이 왔다. 낮에는 회사 가고, 퇴근 후에는 람이 병원 수발하느라 몸이 비정상적인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집에 오니 그 동안 밀린 피로가 몰려와 신랑도 나도 너무 힘들었다. 람이가 새벽 두 시쯤 일어나 내 눈썹을 만지며 "엄마아~" 하며 놀자고 하다가 내가 못 일어나니까 몸을 긁으며 긁어달라고 찡찡댔다. 옆으로 누워 한참을 해주다 너무 힘들어 잠시 바로 누웠다. 찡찡대는 람이 소리에 신랑이 일어나 람이를 챙겼다. "람아- 엄마 아프니까 이리와. 아빠랑 자자." 앉아서 엄마 얼굴을 잠깐 쳐다보다 바로 몸을 훽 돌려 아빠에게 안겼다. 말귀 다 알아듣고 착하다고 부부가 감탄할 무렵, 몸을 벌떡 일으켜 다시 엄마에게 다가와 두세 번 후~ 하고 숨을 불어넣는다. 엄마 아프니까 나으라고 호~ 해준거다.

 

 

다치거나 아프면 호~ 해주었더니, 어느새 자기도 호~ 하고 남을 챙기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후~에 가까운 입 모양이다. 아빠 다리에 긁힌 상처를 보더니 멀리서 다다다닥 다가와 후~ 해주더란다. 자기 다치거나 아프면 "응! 응!" 하며 아픈 부위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호~ 해달라고 재촉한다. 어제는 아프니까 본인이 본인 손에 후~ 하고 코끼리 인형의 입을 상처에 가져다댔단다. 인형도 호~ 해준다는 것이겠지.

 

 

 

정말 정말 요즘 람이는 무척 이뻐서, 기대 이상의 행동을 보여주는 게 똘똘하고 기특해서, 정말 행복하다. 아프지만 않으면 최고겠는데^^;

 

 

 

* 사진의 신발은 펭귄 이모가 내년 봄쯤 신으라고 한 사이즈 크게 사준 나이키 운동화인데, 신고벗기 편리하고 벗겨지거나 넘어지지 않고 안전하여, 집안에서 신어도 된다고 허용하였더니, 무척 좋아하여 맨날- 신고 다닌다. 발을 쑤욱 넣으면 끝이라 탁자 등을 잡고 혼자 신기도 한다.

 

* 사진의 검은 람이 고모가 무려- 진주 여행갔다가^^사다주신 것으로, 불을 켜면 색이 이쁘고 소리도 난다. 날카로운 곳 없고 가벼워 다칠 염려도 없고, 맞아도 크게 아프지 않다. 요즘 자주 가지고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