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몸살을 호되게 앓고, 오늘 아침도 많이 아팠다. 날이라고 계속 찡찡대던 람이는 아침에도 안고 일어나라 보챔. 어제 어린이집 선생님과 통화 후, 열만 안나면 콧물 정도는 그냥 보내라 하여 보내기로 했는데. 이 상태로 어린이집에 보내도 될 지 한숨이 나오다.
너무 찡찡대길래 "람아, 어린이집 갈까?" 하니 반색하여 내 몸에 매달리며 창 밖을 손짓한다. "그럼 옷 입어야지." 하며 꺼내놓은 외출복을 가리키니 기어코 다른 옷을 집어 가져온다. 양말을 신길 때도 오른 발을 잡자 "응!" 소리를 내며 왼 발을 들어 내민다. 의복과 관련된 자기주장이 생긴 람이가 매우 재미있다. 어린이집 가자고 하니 냉큼 옷을 집어 오는 것도 웃기다. 주말 포함 5일이나 가지 않아서 잊었을까 했는데, 아니었다.
기력이 너무 없어 걸어서 7분 거리 어린이집을 차로 슝~ 달려 데려다주다. 담임 선생님을 현관에서 만나자 두 팔 벌려 안기려고 몸을 내밀고는, 엄마는 소 닭보듯 보고 들어가다. 웃겨.
원래 이번 주는 어린이집 적응 프로그램 마지막 주로 낮잠까지 자고 3시에 귀가한다. 너무 오랫만이라 아기가 지칠까봐 일찍 데리고 오려고 했으나, 옷이 스치기만 해도 살이 아픈 몸살에 기력이 없어, 그냥 3시에 찾아오기로 하다. 집에서 제대로 못 움직이는 엄마 보다는 어린이집 선생님이 놀아주시는 게 낫겠지 싶다.
9시 반에 람이를 보내고 집에 와, 덜덜 떨며 보일러를 켜고 한 숨 잤다. 람이는 더우면 짜증을 내며 우는 아이라, 항상 집 안 온도는 20도 미만. 아무리 추워도 자는 방 보일러를 못 튼다. 오랫만에 뜨신 방에서 몸을 녹이니 몸이 한결 낫다.
일어나 식사하고 수첩 정리하고 모바일 뱅킹하니 1시. 2시간 뒤면 람이를 찾으러 가는데, 이 기대되면서도 쫓기는 듯한 기분은 무엇인고. 마치 개강이 기대되지만 방학이 끝날 무렵 뭐라고 해야할 것 같은데 아무것도 하기 싫고 남은 시간은 얼마 없는, 출근하기 전 일요일 밤 같다.
집 안이 텅- 비어있다. 람이 장난감이 널려있고, 아침에 읽어달라 가져왔던 책이 뒹굴고 있다. 주인공만 없네. 아- 내 아들 보고싶다. 오면 꼭 안아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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