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재를 찍다

도시락, 머슴밥의 딜레마.

LEEHK 2009. 3. 17. 18:41

 

 

 

 주말마다 양가에서 싸주시는 밑반찬들이 평일 내내 냉장고에 방치되는 현상이 안타까워 도시락팀에 합류했다.

 도시락을 먹으니, 조미료가 없는 집밥이라 건강해진 느낌이 들고 딱 가져온 양만 먹게 되어서 위가 편안하다.

 냉장고에 쌓인 밑반찬들의 소비가 가능해서 뿌듯하다. 주머니의 돈도 덜 나가는 것 같다.

 단점은 딱 하나, 같은 층에서 밥을 먹으니 점심시간의 운동량이 현저하게 줄었다는 것이다.

 

 졸업이후 이사를 두 번 하면서 내 도시락은 분실되었고, 그나마 21세기에 고교를 졸업한 남동생의 도시락통을 입수했다.

 남자애 거라 그런지 밥통이 꽤나 크다. 꽉 꽉 눌러 담으면 '머슴밥' 같다.

 한번은 1/2 만 담았더니 배가고파 남의 밥을 동냥질해 먹었고, 밥을 꽉 꽉 눌러담았더니 먹기도 힘들고 하루종일 배불렀다.

 오늘은 2/3 만 담았는데, 점심시간에는 많고 배불렀으나, 5~6시쯤 되니 출출해져 예님의 고굼을 얻어먹었다.

 큰 옷을 사면 몸이 커지고, 작은 옷을 사면 몸이 작아진다고 했던가. 몸이 옷에 맞춰가게 되듯이 밥도 통에 맞춰 간다.

 새 도시락통을 사기엔 돈이 좀 아깝고, 좀 작은 사이즈의 밥통을 구해봐야겠다. 큰 통에는 적절한 양을 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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