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의 진화론에 입각한 경제학의 대전제 두 가지.

 인간은 이기적이기는 하지만 한편 영리한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 겉으로 보기에는 남을 위하는 것처럼 이타적인 행동을 한다. 그러나 이렇게 남을 위하는 행동도 결국 장기적으로는 자신을 위한 이기적인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한 마디로 어떤 사람이 사회에 좋은 일을 하면 경제학자들은 이렇게 반응한다. “아마도 저렇게 천만 원 기부하면 나중에 이천만 원쯤 더 생길 일이 있나 보지."

 

1. 다윈의 진화론적 논리.

 원시시대 어떤 마을에 자신의 자녀와 타인의 자녀를 똑같이 대해주는 이타적인 사람이 모여 살았다고 가정해보자. 이 마을 사람들은 매일 토끼 사냥을 해서 아이들의 숫자에 맞춰 차별 없이 정확히 나누어 먹였다고 하자. 그런데 시간이 지나 유전적 돌연변이로 인해 이기적으로 바뀐 사람이 나타났다. 이기적인 사람은 자신이 잡은 토끼를 다른 아이들에겐 주지 않고 자신의 자식들만 먹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 이기적인 부모의 아이들이 영양 상태가 좋아져서 많이 살아남게 되었다. 당연히 이기적인 유전자를 지닌 부모의 건강한 자녀들 또한 이기적인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자기 부모들이 그렇듯 결혼 후에 잡아온 토끼를 타인의 자녀들에게 주지 않고 자기의 자식들에만 주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기적인 부모의 자식들은 생존 확률이 높아 더 많이 살아남고 그 자녀들은 모두 이기적인 성격을 물려받았을 것이므로 세대가 바뀔수록 마을에서 이타적인 사람들은 점점 줄고 이기적인 사람들의 숫자가 점점 들어날 것이다.

 진화론이 맞고 인간의 이기심과 이타심이 유전자를 통해 대물림 하는 것이라면 이타심의 유전자를 가진 인간들은 이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멸종될 수 밖에 없다. 생물들이 벌이는 진화게임에서 승자는 결국 다른 사람보다 많은 자녀를 남기는 사람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자녀와 타인의 자녀를 동등하게 사랑해주는 사람은 타인의 자녀에게는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자녀만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질 수 밖에 없는 것이 진화의 게임이다.

 여기서 우리는 경제학의 몇 가지 대전제를 이끌어낼 수 있다.

 

2. 경제학의 대전제 두 가지.

 

1) 경제학은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가정 아래 인간 행동과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그렇다고 경제학자들이 “인간들이 서로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그 집 자녀들을 죽일 것” 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비록 인간이 다른 동물들처럼 진화의 힘 앞에서 이기적이라고 생각하기는 해도 경제학이 다른 동물들과 다른 인간만의 특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이 합리적이라는 것, 즉 영리하다는 특성이다.

 

2) 경제학은 인간이 합리적, 즉 영리하다는 전제 아래 인간 행동과 사회 현상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인간이 영리하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자. 만약 마을 어른들이 잡아온 토끼를 다른 집 자녀에게도 나누어주고 있었는데, 갑자기 갑돌군 부모만 토끼를 잡아다가 자기 자식들에게 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마 다른 부모들이 마을 회의를 열어 이기적인 갑돌이네에게는 자신들의 토끼를 나누어주지 말자고 결의할 것이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토끼 고기를 나누어 먹는 것 이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갑돌이네 집을 따돌릴 것이다. 물론 갑돌이 부모는 이기적은 사람들로서 가능하면 잡아온 귀한 토끼고기를 자기 자녀들에게만 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갑돌이 부모는 이런 이기심과 더불어 한 가지 능력을 더 갖추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미래의 결과를 추측할 수 있는 영리함이다. 갑돌이 부모는 잡은 토끼를 자기 자녀들에게만 주었다가 발각되면 마을에서 소외 당하게 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리하여 생존 확률이 오르기는커녕 떨어질 것임을 영리한 머리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기 자녀에게만 주고 싶은 동물적 이기심을 합리적 마음으로 꾹 누르고 잡아온 토끼를 마을의 다른 자녀들에게도 나누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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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통신으로 경제학비타민 을 읽고 레포트로 작성한 (이라기보다는 타이핑에 불과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