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임영무 기자 |
[이코노미21]
그러나 첫눈 내리는 날 본격적인 서비스를 내놓겠다던 그들의 약속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최근 찾아본 첫눈 사이트(www.1noon.com)에는 두세 개의 콘텐츠만 남아 구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수십 개의 메뉴들로 빼곡히 차 있는 여느 포털 사이트와 비교하면 황량하기까지 하다. 태생 초기, 최대 포털 네이버와 견줄 수 있는 검색 기술을 보유한 우수 사이트가 될 것이라던 자타의 기대를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첫눈’의 초라한 외형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된 포털 시장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첫눈은 지난 6월 네이버에 인수된 후 상용화에 대한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은 채, 시범 서비스만 장기간 계속하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NHN의 내년도 사업 전략 구상에서도 ‘첫눈’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온통 NHN의 장밋빛 전망과 첫눈을 활용한 해외 진출 방안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최휘영 NHN 대표는 이날 “일본 검색시장 진출을 위해 첫눈을 인수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시기는 당초 내년 상반기로 계획했지만 최근 상황을 살펴본 결과 하반기쯤이 될 것 같다”고 첫눈과 관련해 짤막하게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NHN의 첫눈 활용 방안이 이미 국내 시장에서의 상용화 계획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판단하고 있다. M&A 당시 장병규 첫눈 대표가 밝힌 대로 첫눈은 자체 서비스 제공보다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는 창구 정도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첫눈이 보유한 우수한 자체 검색기술과 독특한 서비스를 국내 인터넷 유저들은 경험하기 힘들게 됐다. 적어도 국내 포털 시장에서 첫눈의 존재 자체가 의미를 잃게 된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6월 “현재 협의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힘들지만, NHN 이름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따라서 첫눈은 상용화보다 도전적인 서비스를 시험하는 창구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적 갈등 극복 ‘관건’
시장이나 일반 유저들이나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잠재력을 갖춘 유망기업을 인수해, 단순 기술 이전이나 제휴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A포털업체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M&A를 진행했다고 공공연히 밝히는 것 자체가 이미 첫눈에 대한 발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시각에 따라 네이버의 첫눈 활용 전략은 대형사의 중소업체 죽이기라는 비난을 모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네이버, 첫눈 양사 직원 간 발생하고 있는 불협화음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동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융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최고급 인력으로 통하는 첫눈의 핵심 기술자들이 다수 퇴사하는 상황도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NHN이 첫눈의 고용을 100% 보장했지만,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몇 명의 첫눈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중에는 첫눈의 독자적 기술을 개발했던 핵심 개발자들도 두세 명 정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상황이 내년도 일본 진출을 위한 기술 개발까지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B포털업체 관계자도 “NHN이 시장에서도 놀랄 정도의 금액을 쏟아 부으며 첫눈을 인수한 데는 우수 인력에 대한 높은 가치가 크게 반영됐다”며 “어떤 회사건 인수합병 과정에서 갈등을 보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첫눈의 핵심 기술을 개발한 직원들이 빠져 나갔다는 것은 상당한 타격”이라고 말했다.
NHN은 M&A 당시, 자산가치 10억원인 첫눈을 350억원이라는 다소 과한 액수로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첫눈의 실제 기업 가치보다 고급인력과 독자 기술 등 잠재 가치를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첫눈은 국내 검색기술 개발 능력 면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장병규 대표를 중심으로 40여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M&A의 부작용이 향후 장기적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NHN은 이미 첫눈 인수에 들인 막대한 자금 탓으로, 향후 5년간 매년 70억원씩 영업외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입장이다. 앞으로 해외 진출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수년 동안 재정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첫눈 인수 당시, 한 달 이상 주가가 하락한 것도 과다한 인수자금과 사업의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B포털업체 관계자는 “해외 진출 자체에 대한 성공 여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가늠하기 힘든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일본은 네이버가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을 만큼 쉽지 않은 시장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엔진으로 삼은 첫눈과의 융화 작업이 순조롭지 않다는 점은, 시장의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NHN은 양사 직원들 간의 불화설 등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남지웅 NHN 홍보실 직원은 “첫눈과의 시너지 창출이나 해외진출 사업에 대한 성공 여부는 시간이 지나면 가시화될 것”이라며 “현재 기술 개발이나 공동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고, 직원들 간 불화설이 돌만한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력 이동상황에 대해서도 “정규직 1명과 계약직 개발자 2명이 계약 만료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SK컴즈, 네이버 추월 가능?
지난 10월 엠파스를 인수하며, 인터넷업계를 요동치게 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도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엠파스를 기반으로 검색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놓고 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업체에서도 SK커뮤니케이션즈와 엠파스의 조합에 대해 당분간 큰 파장을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의 검색기술을 이용해 이 분야에서 네이버를 따라잡겠다는 장밋빛 구상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C업체 한 관계자는 “검색시장의 고객들은 생각보다 충성도가 굉장히 강한 특성이 있다”면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고 단순히 개선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사실상 이 분야 점유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 역시 SK커뮤니케이션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복잡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가진 기업문화가 신속성을 요구하는 인터넷 시장의 생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관계자는 “엠파스의 경우 검색 전문업체이긴 하지만 뚜렷한 킬러 콘텐츠가 없고,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단기간에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다”며 “특히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은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어, 이 두 기업의 조합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 ‘다음’에만 머물 것인가
국내 2위 포털업체인 다음과 세계적 검색기업 구글과의 제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주 다음은 국내 포털업체 대부분이 이용하는 오버추어와의 검색광고 재계약을 포기하고, 구글을 새로운 동맹자로 선택했다. M&A로 검색광고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네이버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다음이 이번 제휴를 통해 단순히 검색광고 분야 성장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구글의 검색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취약부분인 검색 분야를 강화하고 주력 사업인 메일, 카페, UCC 등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
다음의 이런 행보는 나름대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검색광고 시장에도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영업력이 거의 '0점' 수준이라 할 수 있는 구글과의 조합에 대해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는 이들도 적잖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제휴는 검색시장 강화라는 다음의 목표와 한국시장 진출이라는 구글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문제는 역시 구글의 빈약한 영업력이고 향후 광고주를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다음에겐 또 하나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포털 합종연횡, 결과는 속빈 강정|
네이버-첫눈, 핵심 기술자 이탈 조짐…SK컴즈-엠파스 전략 수립 ‘난항’
네이버, 다음, SK커뮤니케이션 등 대형 인터넷 업체 간 리딩 컴퍼니 경쟁이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수성 전략은 신생업체 ‘첫눈’의 인수로 이어졌고, 대기업 계열 SK커뮤니케이션도 토종포털 엠파스를 끌어들이며 시장 선도를 노리고 있다. 다음 역시 최근 세계적 포털 구글과 손잡고 검색광고 시장의 판도를 바꿔 볼 태세다.
그러나 이들의 이합집산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M&A에 나섰지만, 인수 효과에 대한 전망은 불투명하기만 하다. 개괄적인 전략 외에 시너지를 창출할 구체적인 방향이 설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네이버·첫눈의 경우 공동 작업 과정에서 인수-피인수 기업 직원들 간 갈등 양상도 감지된다. 최근 수 명의 첫눈 핵심 기술자가 이탈해, 기술 이전과 전략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이다.
‘첫눈’은 끝내 오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설립된 검색 전문업체 ‘첫눈’은 국내 최고 수준의 우수 인력과 탁월한 기술력을 보유, 인터넷업계에서 가장 유망한 신생업체로 주목받았다. 이들은 스노랭크라는 독창적인 검색 알고리즘을 선보였고, 대형 포털에 뒤지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ECONOMY21 |
그러나 첫눈 내리는 날 본격적인 서비스를 내놓겠다던 그들의 약속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최근 찾아본 첫눈 사이트(www.1noon.com)에는 두세 개의 콘텐츠만 남아 구색을 유지하고 있었다. 수십 개의 메뉴들로 빼곡히 차 있는 여느 포털 사이트와 비교하면 황량하기까지 하다. 태생 초기, 최대 포털 네이버와 견줄 수 있는 검색 기술을 보유한 우수 사이트가 될 것이라던 자타의 기대를 무색케 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첫눈’의 초라한 외형은 대형사 위주로 재편된 포털 시장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첫눈은 지난 6월 네이버에 인수된 후 상용화에 대한 어떤 계획도 내놓지 않은 채, 시범 서비스만 장기간 계속하고 있다.
△네이버와 첫눈이 기술 이전을 위해 공동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문화적 이질감을 극복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NHN 직원들의 근무 모습. ⓒ한겨레 박승화 |
지난 13일 열린 NHN의 내년도 사업 전략 구상에서도 ‘첫눈’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온통 NHN의 장밋빛 전망과 첫눈을 활용한 해외 진출 방안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최휘영 NHN 대표는 이날 “일본 검색시장 진출을 위해 첫눈을 인수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시기는 당초 내년 상반기로 계획했지만 최근 상황을 살펴본 결과 하반기쯤이 될 것 같다”고 첫눈과 관련해 짤막하게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NHN의 첫눈 활용 방안이 이미 국내 시장에서의 상용화 계획을 포기하겠다는 뜻으로 판단하고 있다. M&A 당시 장병규 첫눈 대표가 밝힌 대로 첫눈은 자체 서비스 제공보다 새로운 기술을 시험하는 창구 정도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첫눈이 보유한 우수한 자체 검색기술과 독특한 서비스를 국내 인터넷 유저들은 경험하기 힘들게 됐다. 적어도 국내 포털 시장에서 첫눈의 존재 자체가 의미를 잃게 된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6월 “현재 협의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힘들지만, NHN 이름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따라서 첫눈은 상용화보다 도전적인 서비스를 시험하는 창구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문화적 갈등 극복 ‘관건’
시장이나 일반 유저들이나 실망스럽긴 마찬가지다. 잠재력을 갖춘 유망기업을 인수해, 단순 기술 이전이나 제휴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ECONOMY21 |
A포털업체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해외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M&A를 진행했다고 공공연히 밝히는 것 자체가 이미 첫눈에 대한 발전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시각에 따라 네이버의 첫눈 활용 전략은 대형사의 중소업체 죽이기라는 비난을 모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네이버, 첫눈 양사 직원 간 발생하고 있는 불협화음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동 작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융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 특히 최근에는 최고급 인력으로 통하는 첫눈의 핵심 기술자들이 다수 퇴사하는 상황도 연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NHN이 첫눈의 고용을 100% 보장했지만,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몇 명의 첫눈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중에는 첫눈의 독자적 기술을 개발했던 핵심 개발자들도 두세 명 정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이런 상황이 내년도 일본 진출을 위한 기술 개발까지 더디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B포털업체 관계자도 “NHN이 시장에서도 놀랄 정도의 금액을 쏟아 부으며 첫눈을 인수한 데는 우수 인력에 대한 높은 가치가 크게 반영됐다”며 “어떤 회사건 인수합병 과정에서 갈등을 보이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첫눈의 핵심 기술을 개발한 직원들이 빠져 나갔다는 것은 상당한 타격”이라고 말했다.
NHN은 M&A 당시, 자산가치 10억원인 첫눈을 350억원이라는 다소 과한 액수로 인수했다. 시장에서는 첫눈의 실제 기업 가치보다 고급인력과 독자 기술 등 잠재 가치를 높이 샀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첫눈은 국내 검색기술 개발 능력 면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듣고 있는 장병규 대표를 중심으로 40여명 이상의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ECONOMY21 |
문제는 이러한 M&A의 부작용이 향후 장기적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NHN은 이미 첫눈 인수에 들인 막대한 자금 탓으로, 향후 5년간 매년 70억원씩 영업외 비용으로 지출해야 하는 입장이다. 앞으로 해외 진출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수년 동안 재정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첫눈 인수 당시, 한 달 이상 주가가 하락한 것도 과다한 인수자금과 사업의 불확실성 때문이었다.
B포털업체 관계자는 “해외 진출 자체에 대한 성공 여부는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가늠하기 힘든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일본은 네이버가 한번 실패한 경험이 있을 만큼 쉽지 않은 시장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또 “새로운 엔진으로 삼은 첫눈과의 융화 작업이 순조롭지 않다는 점은, 시장의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드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NHN은 양사 직원들 간의 불화설 등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남지웅 NHN 홍보실 직원은 “첫눈과의 시너지 창출이나 해외진출 사업에 대한 성공 여부는 시간이 지나면 가시화될 것”이라며 “현재 기술 개발이나 공동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고, 직원들 간 불화설이 돌만한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력 이동상황에 대해서도 “정규직 1명과 계약직 개발자 2명이 계약 만료와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그만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SK컴즈, 네이버 추월 가능?
지난 10월 엠파스를 인수하며, 인터넷업계를 요동치게 했던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도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엠파스를 기반으로 검색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당찬 포부를 내놓고 있지만, 구체적인 로드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 인수를 통해 검색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전략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싸이월드 사업본부 내부 전경. ⓒ한겨레 김진수 |
경쟁 업체에서도 SK커뮤니케이션즈와 엠파스의 조합에 대해 당분간 큰 파장을 기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엠파스의 검색기술을 이용해 이 분야에서 네이버를 따라잡겠다는 장밋빛 구상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C업체 한 관계자는 “검색시장의 고객들은 생각보다 충성도가 굉장히 강한 특성이 있다”면서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고 단순히 개선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사실상 이 분야 점유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 역시 SK커뮤니케이션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복잡한 의사 결정 구조를 가진 기업문화가 신속성을 요구하는 인터넷 시장의 생리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위 관계자는 “엠파스의 경우 검색 전문업체이긴 하지만 뚜렷한 킬러 콘텐츠가 없고, SK커뮤니케이션즈 역시 단기간에 이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전문 능력을 보유하지 않았다”며 “특히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은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어, 이 두 기업의 조합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 ‘다음’에만 머물 것인가
국내 2위 포털업체인 다음과 세계적 검색기업 구글과의 제휴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지난 주 다음은 국내 포털업체 대부분이 이용하는 오버추어와의 검색광고 재계약을 포기하고, 구글을 새로운 동맹자로 선택했다. M&A로 검색광고 시장의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네이버와 SK커뮤니케이션즈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다음이 이번 제휴를 통해 단순히 검색광고 분야 성장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구글의 검색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취약부분인 검색 분야를 강화하고 주력 사업인 메일, 카페, UCC 등과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
ⓒECONOMY21 |
다음의 이런 행보는 나름대로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검색광고 시장에도 신선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영업력이 거의 '0점' 수준이라 할 수 있는 구글과의 조합에 대해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는 이들도 적잖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의 제휴는 검색시장 강화라는 다음의 목표와 한국시장 진출이라는 구글의 전략적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며 “그러나 문제는 역시 구글의 빈약한 영업력이고 향후 광고주를 끌어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면, 다음에겐 또 하나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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