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념의 문서화

머신러닝 채용 연계형 인턴십

LEEHK 2021. 6. 4. 21:59
한 달의 인턴십 기간 동안 문제 이해, 프로젝트, 발표까지 수준 있는 퀄리티로 만들 수 있도록 가이드하면서, 내 본업까지 구멍나지 않게 챙기려면, 새하얀 백지 같은 친구를 뽑기는 어렵다.

쏟아지는 현업도 하며 (열정과 에티튜드 좋아서 참 고마운) 주니어들 업무 코칭과 크로스체크도 진행하며, 어쩔 수 없이 표준 외 근무를 과하게 진행했는데, 이게 이상하게 일이 겹치며 이슈가 되어, 초과근무는 당분간 안되게 못박혔다. 그래서 야근을 갈아넣어 진행하는 것도 한동안 어렵다.

인턴십 후 정규직 전환까지 시키는 것이 목표인지라, 단기간에 코칭 리소스를 덜 들이면서도, 퀄리티 있는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친구들을 뽑아야 했다. 기초부터 차근차근 잡아 가르쳐주기에는, 일정이 박혀 있는 본업이 너무 많다. 여긴 아카데미가 아니라 회사이기에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머신러닝 기본기를 충실하게 준비했고, 프로젝트로 문제해결을 주체적으로 해 본 적이 있는 친구를 걸러내려면 질문을 찔러댈 수 밖에 없다.

그들의 이력서와 프로젝트 내역, 자기 소개를 꼼꼼하게 읽고 의문점을 던진다. 순발력 있게 답하는 배짱 있는 친구도 있는 반면에, 순식간에 패닉에 빠져 영혼 털린 표정으로 앉아있는 친구도 있다.


이십대 중후반, 많아봤자 삼십대 초반. 아직 본인이 뭘 하고 싶은지 뭘 잘하는 지 모르는 게 이상할 것 없는 나이다. 그 아이들의, 한 시간 남짓, 인생 중 짧디짧은, 상심의 순간을 함께 하며, 속상했다.


빅데이터 열풍에, 딥러닝 유행에, 취직을 위해, 머신러닝 공부를 사교육 속성으로 하면서 방황하는 어린 친구들이, 방황하는 그 길에, 혼자 고민하지 말고 어떻게든 현업 조언자라도 찾아서 커리어와 공부 전략에 가지치기를 해 나갔으면 좋겠다.

면접 후, 면접관들에게 질문이 가능한 시간이 있는데, 그 기회도 흘러보내지말고 꽉 차게 활용해주었으면 좋겠다. “질문 없습니다.” 라는 그 친구를 붙들고 조언을 건내고 싶었으나, 꼰대의 오지랖이 될 것 같아 삼킨 이야기들이 한숨처럼 답답하게 남아, 글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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