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이/보물과 만나다

하루를 행복한 하루로 만들 방법이 생각났어.

LEEHK 2018. 4. 28. 00:22

어딘가 다른 세상으로 수시로 빠저드는 남자아이는

조용히 부드럽게 말해서는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종종 자신의 손이 어디에 있는지도 잊는 것 같다.

 

일찍 일어나지도 않으면서 준비도 파바바박 하지 않으면서

궁금한 것도 많고, 이야기할 것도 많고, 엄마를 안고도 싶다.

수업 시간 시작 전에 넣어야 하는 이내마음. ㅜㅜ

 

형제간 실랑이에 휩쓸려 둘째의 손톱에 각막을 맞고도

엄마가 눈 가리고 있다고 울기 시작한 아기 안아 달래주며,

둘 다 번갈아 씻기고 바르고 입히고, 간신히 출발하면,

빨리 하라고 소리질렀던 게 마음에 걸린다.

“엄마가 아침에 소리질러서 마음이 많이 놀랐지. 미안해.”

일어난 일들을 부모가 정리하고 결론지어주지 말고,

사건 후 마음 추스리는 기회를 아이에게 주라던 말이 생각나

그래도 널 사랑해. 라고 덧붙일까 하다가 말다.

 

 

몇 초 후 아이가 답한다.

“오늘 하루를 행복한 하루로 만들 방법이 생각났어!!

이따가 일산에 화상통화를 하는거야!!”

어쩜 그리 멋진 생각을 했냐고 폭풍 칭찬하자 베시시 웃는다.

‘안 좋은 일은, 좋은 일들을 가득 쌓아 뒤로 밀어내고 밀어내면

시간이 지나, 더이상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잊혀진다.’

이야기해준 것을 활용하며 스스로 마음 관리를 하는 아이가

고맙고, 신기하고, 기특하고, 소중하고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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