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08.
폭설을 주의하라는 기상청의 예보는 보았지만, 이리 심각하게 -_- 눈이 내릴 줄은 몰랐다.
비와 눈이 뒤섞여 내리는 가운데 우산도 없이 무모하게 귀가하다가 신랑을 만나서
간신히 김밥으로 저녁을 떼우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출발했다.
산성역 3거리에서 반파된 차량 1대, 충돌사고 난 차량 3대, 최소 5대 이상의 견인차량과 경찰차를 보았다.
쌓인 눈에 미끄러지는 차량들, 뒤늦게 출동한 제설차량 때문에 더 막히는 도로, 결국 버스는 유턴하고
"죄송해요. 바로 시청 쪽으로 갑니다. 원하시는 곳에서 내려드릴게요." 라는 기사님의 말씀 T_T
버스 조차 미끄러지던 언덕길에서는 정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신랑의 손을 잡고, '그래도 마지막 순간에 함께여서 다행이야...' 라고 말할 뻔 했달까.. -_-
수시로 아버지와 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뒷 길 빙판 되었으니, 조심해서 와라.", "버스가 단지 앞 까지 못 올라와. 걸어올라와야 하니까 내리면 전화해~"
버스 2번 갈아타고, 중간에 내려서 지하철 타고,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간신히 집에 도착한 시간은
출발한 뒤로부터 2시간이 훌쩍 넘은 뒤였다.
정말 산넘고 물건너 집에 온 뒤에는 심신이 너무 지쳐서 씻자마자 바로 잠들고 말았다.
아래 사진들은 폭설 다음날의 남한산성 - 나의 출퇴근 길 사진이다.
눈이 내린 뒤 2일이 지난 지금,
서울 시내에는 그 어디에도 눈의 흔적을 찾을 수 없지만
놀랍게도 남한산성 아래 우리 아파트 단지에는
아직도 1층 주차장에 눈이 쌓여있고 빙판이라 미끄러질까 조심해야 한다.
남한산성에... 겨울이 와 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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