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여행 및 기타 행사

논산 관촉사.

LEEHK 2009. 4. 24. 19:46

 

 

 대학 2학년 때,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더듬어 보자면, 내가 가장 서운하게 생각했던 건, 내 친구들이 다 떠난다는 것이었다. 어디로? 군대로 ㅋ 그 나이때 다들 해본 것처럼, 친구 입대를 따라간 적이 많았다.

 논산에는 남준모가 입대를 했었는데, 그녀석 집이 울산인지라 부모님과 울산에서 올라오고 있었고, 나는 서울에서 한 학번 아래였던 후배 용준이와 함께 기차로 논산으로 향했다. 당시 동기들 중 준모가 제일 입대가 늦었다. 그래서 함께 가 줄 동기가 없었다. 당시 준모와 돈독했던 용준이와 준모의 베스트 프랜드였던 나만이 따라갔다.

 그 날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울산에서 경주로 가는 길에 차가 엄청 막힌다며 그 날 소집시간이 넘도록 입영버스는 도착하지 않았었고, 시간이 붕 뜬 우리는 논산 관광을 했다.

 

 그 때 방문했던 절이 논산 '관촉사'였다. 학생이었기 때문인지 택시는 이용하지 않았던 것 같고, 발길 닿는대로 가자며 일단 버스 터미널에 들어갔다. 버스터미널에서 관촉사 가는 버스를 잡아타고, 한 번 입에 넣으면 십리를 걷는동안 먹을 수 있다는 '십리사탕'을 사서 갔던 것 같다. 버스도 타고, 걷기도 하고, 눈이 쌓인 논두렁을 걸으면서 눈사람도 만들었다. 버스터미널에서 버스 시간을 기다리다가 용준이에게 '내 인생 최초로' 비녀 꽂는 법을 배웠던 것 같다. ("누나 우리 할머니는 이렇게 비녀를 꽂으시더라구요." ...;;)

 사진 찍었던 모든 것들이 용준이를 세워놓았기 때문에(당시 운영하던 홈페이지에 '크기 비교를 위해 용준이를 세웠습니다' 라는 문구로 활용했다 ㅋ), 블로그에 올릴 수 있는 사진은 아래 정도 뿐이다. 블로그에는 인물 사진 게시를 지양하자- 라는 주의다.

 

 관촉사는 조용하고, 하늘은 맑았고, 부처님께 절을 하며 기분이 좋았다. 나에게는 논산=입대=관촉사. 라는 공식이 서있다.

 

 준모가 도착했다는 메세지를 받고, 연병장에 갔더니, 안그래도 소집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버스라 2분 정도 밖에 얼굴을 볼 수 없었다. 그 때의 아쉬움과 안타까움이란..... 서울로 올라와서 허전한 마음에, 용준이와 술한잔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 후, 남준모는 제대도 잘 하고 졸업도 잘 하고 취직도 잘 하고 여자친구도 잘 만나고 있다. 왜 그 때는 군대가면 그 친구와 끝이라는 생각이 그렇게 강했을까? ^^

 (그리고 용준이는 연락이 끊긴 지 몇 년 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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