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현재를 찍다

안식휴가 좋다.

LEEHK 2018. 4. 21. 23:58

 

한 달만 쉬었다면 느끼지 못했을 것들을 누리고 있다.

 

 

아침 저녁으로 집에서 아이들 전담하여 돌보며 지내는 사치.

돌봄교실 패스한 큰애와 단둘이 탄천변을 산책하는 사치.

친구 만나러 지하철 타고 서울 가는 평일 낮의 사치.

평일 오전 혼자 이케아에서 생활 소품들을 둘러보는 사치.

친구와 브런치 먹고 두어시간 햇빛 받으며 산책하는 사치.

 

 

아침 아홉시부터 오후 네 시까지 종일 집에 누워있는 사치.

병원이 한가한 시간에 건강검진 하고 놀이터에서 놀리는 사치.

아이들 보내놓고 동네 언니야와 차 한 잔 하며 수다떠는 사치.

집까지 놀러와 준 친구와 아이 학교 픽업하러 가는 사치.

뛰노는 아이들 바라보며 엄마들과 세상 이야기 나누는 사치.

 

 

아끼며 살림하고 있지만,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기분이다.

기왕 숨쉬는 거, 쓰는 것보다 많이 벌기 위해 일단 복직은 할건데...

이 시간들이 분에 넘칠 정도로 소중해, 사치스럽다는 감정이 종종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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